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최초 감염 환자 A씨를 진료했던 50대 남성 의사의 유전자진단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의료진이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사는 지난 17일 A씨를 진료한 뒤 고열과 설사 등의 증상을 보여 지난 26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입원해 격리치료와 유전자진단 검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A씨와 같은 병실에서 생활하다 감염된 세 번째 환자의 딸(40대)이 4번째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이로써 최초 환자인 A씨를 간병하던 부인 B씨,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C씨, C씨를 돌보던 딸 D씨, A씨를 진료한 E씨 등 총 5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E씨와 함께 메르스 의심 환자 2명에게 실시된 유전자진단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치사율은 높지만 감염률은 낮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 5명이 메르스에 감염되면서 지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전북 정읍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 신고가 접수돼 보건당국의 관리체계가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메르스 관련 현안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응조치와 환자 관리체계 등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은 “메르스 환자가 최초로 발생했고 간호하던 부인과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는 물론 의료진까지 감염돼 추가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보건당국이 메르스에 대해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한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최초 감염환자가 발열이 없다고 해서 별도의 조치가 없었는데 이럴 때 잠복자가 입국하면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으로 검역을 강화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신속히 조사하고 관리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추진하고 질병 관련 정보와 예방법을 투명하게 전달하겠다”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