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관행과 패러다임을 과감히 탈피해 시민과 관련 업계 등 수요자의 입장을 적극 고려하고 작지만, 실현 가능한 방안을 중심으로 접근하면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시 도시재생본부(본부장 박월훈)와 도시주택국(국장 정무호)이다.
도시재생본부는 올해 출범한 기구로, '역사와 문화가 생동하는', '공동체가 살아있는 민관협치형',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등을 도시재생 방향으로 설정했다.
관심을 끄는 대표 정책은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인 '주거환경관리사업'이다.
그동안 도시정비사업 특성상 규모가 크다 보니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주민 간 갈등과 마찰에서부터 추진위원회와 조합, 업체 등의 검은 커넥션 등으로 지지부진하거나 방치된 곳이 적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비예정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되는 곳이 많아지면서 재생을 포기하는 곳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놓은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되더라도, 구역 내 2가구 이상이 합의해 사업을 추진하면 해당 가구를 중심으로 조금씩 조금씩 바꿔가는 형태다. 첫 대상 사업지역은 중구 석교동 2, 3, 4, 5구역과 대동 7구역 등 모두 5곳으로 결정되면서 사업 성패에 관심이 쏠려 있다.
해당 지역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돼 시간만 보내고 있던 우리의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한 정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비예정지역의 용적률 상향도 수요자 입장을 수용한 정책이다. 사업성이 부족해 선뜻 나서는 사업자가 없는 등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던 동구 성남 1구역과 대덕구 법동 1구역, 서구 도마변동 3구역 등의 정비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지역조합 관계자는 “용적률 조정 등이 이미 알려진 사업자 선정 등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주택국의 '도시·건축행정 규제 네거티브정책'도 마찬가지다.
핵심은 법에 근거하지 않고 행정 편의를 위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던 잘못된 관행과 숨은 규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주요 개혁안은 전국 최초로 선언한 사전 관계부서 협의제 폐지와 건축위원회 심의 1회 통과, 인·허가 조건 다이어트 등이다.
관계부서 협의는 하면 할수록 불필요한 규제를 만들어내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킨 관행이었다. 또 심의위원들의 의견이 여과 없이 심의 조건으로 변질됐던 건축위원회 등의 역할을 '자문' 회의로 개선하고, 통상 50여가지의 허가 조건이 발생하던 인·허가 과정을 50% 이상 줄이는 등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내세운 목표 목표과제 22건 중 이달초 현재 모두 10건을 완료한 정무호 시 도시주택국장은 “정책 성공은 자치구 참여와 시민과의 소통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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