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구단 위계 질서를 원만히 이끌어야 할 대표이사가 사실상 앞장서서 구단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꼴이 됐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전득배 대표이사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모 스포츠전문 매체가 최문식 감독 선임 기사를 보도했는데 구단주(권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전시티즌은 고작 하루 뒤인 2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최문식 감독 선임 안건을 올려 처리해 사실상 구단주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구단주를 무시한 채 감독 선임을 진행한 것에 대해 권 시장은 크게 화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이사는 또 “최문식 코치를 포함한 후임 감독 후보 선임과 관련해 스카우터의 의중은 물어봤지만, 선수단운영팀장과는 일절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전시티즌 선수단운영팀장도 “최문식 감독과 접촉하고, 선임하려고 한다는 것은 26일 모 스포츠전문매체의 인터넷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그동안 후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대표이사는 나에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티즌 스카우터도 “얼마 전 대표이사가 최문식 감독은 어떤 사람이냐, 감독으로서 괜찮겠냐고 물어봐 평소 내가 아는 것, 그리고 축구계 지인들에게 물어봐 파악한 것 등을 대표이사에게 얘기했다”면서 “팀장과는 이런 얘기를 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이는 전 대표이사가 구단주에게 보고를 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스카우터와 상의를 했지만 정작 담당 팀장과는 단 한 번의 상의도 없이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시킨 것으로, 구단의 위계 질서를 위아래로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전시티즌 사무국은 대표이사 체제 하에 경영지원팀, 홍보마케팅팀, 선수단운영팀, 유소년지원팀 등 4개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스카우터는 선수단운영팀 소속이다.
이 때문에 전 대표이사에 대한 불신이 나오고 있다.
모 프로축구단 관계자는 “통상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구단 내부적으로 협의해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논의를 한다”며 “구단주는 물론, 담당 팀장과 상의도 하지않고 대표이사가 일처리를 하면 사무국 직원들이 믿고 따라갈 있겠느냐”고 했다.
시티즌 사정을 잘 아는 한 축구계 인사는 “대표이사가 나름 생각이 있어서 그랬겠지만 통상 선수 하나를 영입하더라도 스카우터와 담당 팀장 등의 의견을 들어 선수선발위원회를 거치는데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담당 팀장에게 일언 반구 없었다는 것은 불통을 넘어 직원들을 믿지 못하고 있는 대표이사의 심중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며 꼬집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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