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부기관 부설 기구' 형태로 추진하던 시에 맞서, 관련 학계와 업계가 '대전시 독립기구'를 주장하며 마찰을 빚었지만, 독립기구로 결정되면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디자인센터는 디자인 업체 육성과 중소기업 기술상품화 등을 통해 디자인산업을 발전시키는 전초기지다. 현재 대구·경북과 부산, 광주디자인센터 등 3곳이 설립돼 운영 중이지만, 충청권과 강원, 제주에는 없다.
대전은 그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과학기술 연구 기반에도, 디자인과 기술연구개발과의 융합이 부족해 기업 지원과 디자인산업 활성화가 저조하다는 점을 들어 2013년 7월부터 대전디자인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대전디자인센터 유치, 운영계획 수립 후 2013년 12월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됐다. 국비 100억원과 시비 100억원(현물 80억원, 현금 2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대전테크노파크 내 6600㎡(2000평) 부지도 확보해 오는 2017년 2월까지 시제품 제작실과 첨단 장비실, 전시장과 교육장 등을 갖춘 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가 운영 경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립기구가 아닌 한국디자인진흥원 부설 디자인센터 형태로 설립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사)대전디자인발전협의회 등 관련 단체와 기업들은 “대전디자인센터를 정부 산하기관에 종속시키는 것”이라며 “대구·경북과 부산, 광주디자인센터와 같이 독립기구로 설립해야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결국, 1년 여의 논쟁 끝에 지난 14일 산업부와 대전시, 한국디자인진흥원, 용역업체 등이 참석한 4자 간 업무협의에서 운영형태를 지역디자인센터(RDC)로 확정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시는 디자인센터 건립 타당성과 전략 수립, 경제적 타당성과 기대효과 등을 위해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오는 8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하반기 실시설계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사업 착수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시는 지역 디자인학계와 업계 등의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다음달 '민·관 추진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그동안 대전디자인센터 건립을 요구해온 민간단체와 학계 등은 29일 시청에서 대전디자인연대 발기인대회를 개최해 센터의 성공적인 건립에 적극적인 참여를 예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예산 확보 등 사업 추진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로,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며 “운영비 부담 등 과정에서 나온 문제들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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