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께 동구 대성동의 고산사 인근 수풀에서 불길이 목격되면서 산불발생이 신고됐다. 이후 고산사에서 300m떨어진 또 다른 사찰 개심사 인근에서도 불길이 연속적으로 치솟았고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빚기도 했다. 식장산 중턱에 있는 두 사찰은 직선 거리로는 300m로 인접해 있으며, 등산로를 통해 걸어서 10분만에 사찰을 오갈 수 있다.
동구청과 동부경찰서는 화재 진압 후 실시한 현장조사에서 고산사 하단부 200m 지점에서 발화지점 1곳, 개심사 인근에서 3곳 등 적어도 모두 4개 지점에서 같은 시간에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등산로를 통해 옮겨 다니며 누군가 고의적으로 불을 놨을 가능성이 제기돼 경찰은 등산객 등의 목격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이날 불이 모두 사찰 아래나 인근에서 시작됐지만 발화지점은 사찰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으로 종교시설을 향한 방화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식장산에서 불길이 치솟자 대전소방본부와 대전시, 동구청은 각각 소방대원과 산불진화대원 820명, 장비 30여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서 23일 0시 10분께 큰 불길을 잡고 오전 1시 10분께 완전 진화했다.
소방 관계자는 “바람이 강하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진화해 확산되지 않았으나 자칫 열흘 지속한 2009년 식장산 화재의 재연이 우려됐다”며 “화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등산객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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