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인동지하차도가 배수펌프를 설치하지 못한채 공사가 진행 중이다. |
동시에 이뤄진 두 지하차도의 침수는 강수량보다는 배수펌프의 오작동과 주변에서 대량의 토사가 유입되면서 발생한 초유의 침수사고였다.
이후 6개월이 지나 또 다시 우기를 앞두고 찾은 대전역 주변의 지하차도는 여전히 침수를 초래할 위험요소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먼저, 차량이 통행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던 인동지하차도에 아직 배수펌프가 설치되지 않았다.
보통 배수펌프 3대를 지하차도 빗물이 모이는 집수정에 설치해 밖으로 뿜어내도록 하고 있으나, 인동지하차도는 집수정까지만 만들어졌을 뿐 배수펌프는 아직 들어오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대전역 지하차도 주변에서 큰 규모의 택지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부유 쓰레기와 토사가 밖에 노출된 상태다.
대신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는 인동지하차도 입구에서는 주택이 헐리며 폐목재와 생활쓰레기가 곳곳에 작은 언덕처럼 쌓여 있고, 배수로도 마련되지 않았다.
역시 지난해 침수를 경험한 효동1·2지하차도 주변으로 경부선 임시선로 부지의 토사가 가림막과 배수구도 없이 방치돼 있어 빗물에 쓸려 내려올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또 대전 지하차도 22곳 모두 배수펌프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함이 지하에 설치돼 침수 단전에 취약한 구조다.
지난해 8월 부산 동래구 우장춘기념관지하차도가 폭우에 침수돼 차량에 있던 할머니(75)와 손녀(15)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 인근 공사장에서 유입된 흙과 모래가 쌓이고 배전함이 침수되면서 배수기능을 상실했었다.
다만, 지난해 대전에서 외부 토사와 빗물이 지하차도에 유입 경로였던 구조물 사이 틈은 올해 콘크리트 벽면공사를 통해 모두 막은 상태다.
인동지하차도 주변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지하차도 바닥이 전보다 더 깊어져 인도에 경사가 가팔라졌고 빗물도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5년간 이어온 지하차도공사가 내달 중에 마무리돼 안전한 장마철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해 침수된 효동지하차도는 배수시설을 완비했고, 인동지하차도도 6월까지 배수시설을 설치할 예정으로 그전까지 양수기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며 “지하차도 공사는 올해 안에 모두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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