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측면에서 충남도교육청의 핵심역량은 단연 돋보인다. 미래 인재 육성차원의 핵심역량 키우기를 자유학기제와 연계하고 있다는 데서 더욱 그렇다.
자유학기제는 내년부터 국내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한다. 몇년전부터 시범적으로 벌여온 충남도교육청은 자유학기제 교육과정에서 미래핵심역량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핵심역량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지역적 특색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보다 훨씬 앞서 핵심역량 교육을 해온 선진 외국의 사례를 살피면서 본보기를 삼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이 핵심역량 교육인지 자꾸만 헷갈린다면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핵심역량 교육과 관련해 핀란드와 미국, 호주 등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충남지역 학교에서 염두에 둘만 한 내용을 전병철 공주대 겸임교수이자 공주생명과학고 교사의 자문으로 알아본다.
전병철 교사는 “우리가 관심을 둘 사항은 미래 핵심역량 구현을 위한 방법을 파악하는 것보다 미래 핵심역량 구현을 위한 실천을 체감하는 데 있다”며 “외국의 사례는 우리와 교육환경이 다른 외국의 사례일 뿐, 우리 교육 현실에 맞는 학교 혁신 방안을 찾아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 피스까스 모델=최근 들어 국내에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교육이 핀란드 교육이다. 특히 학교혁신과 관련해 벤치마킹 차원의 견학대상 1순위이기도 하다. 핀란드 교육이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세계 정상급 교육모델이라는 수식어 때문만은 아니다.
이면에 쌓아온 학교혁신의 성공적 가치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핀란드 교육의 핵심은 커리큘럼의 혁신과 함께 교사들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커리큘럼 혁신은 교육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교과적 접근과 함께 시민 역량 강화와 '학습하는 법 배우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학습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학생들이 우리 교육의 현실처럼 교과 내용을 습득하는데 그치지 않고, 비판적인 사고 능력과 높은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21세기 핵심역량을 포함한 핀란드 교육 혁신을 구체화한 사례중 하나가 '피스까스(Fiskars) 모델'이다. 피스까스 지역에서는 학교 교육활동에 지역사회의 자원과 지역의 역사를 연계·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수업 방식은 프로젝트 수업에 워크숍이 중심인 방식인데 이를 통해 학생들은 교내에선 교사로부터 학교 밖에선 지역사회의 전문가들로부터 전문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피스까스 모델은 학습생태계 구축을 통해 학교는 지역사회 문화네트워크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고, 학생들은 지역사회를 접할 수 있게 됨으로써 평생 학습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아이존 시스템=미국내 몇몇 주에서는 커리큘럼과 평가 혁신을 통한 21세기 핵심역량 도입의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이존(iZone) 사례다. 아이존은 뉴욕시가 만든 온라인 기반의 학습생태계로 학생 개개인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개별화된 학습'을 실현하고자 하는 학교들을 지원하는 공동체다.
아이존 학교에서는 기존 학교와 마찬가지로 학교내 디지털 테크놀로지 사용을 적극 장려하지만, 그 목적을 '개별화된 학습' 실현에 두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진도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인 학습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진도를 모니터할 수 있다. 수업을 시작할 때는 물론 진행 중에도 학생 개개인의 지식수준이나 학습 정도와 관련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이때 교사는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학생 개개인에게 추가적인 도움을 주거나 새로운 과제를 주는 등 심화학습을 꾀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개별학습 외에도 아이존 학교에서는 소규모 모둠활동, 전체 학급토론, 다른 학교 학생들과 외부 전문가들과의 소통 및 협력 등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강조한다.
평가방식도 기존의 평가방식에 대안적 평가방식을 결합, 전통적인 방식에 학생들의 학업 역량을 평가항목에 포함해 평가하고 있다.
▲호주 빅픽처 학교=호주 연방정부는 학생들이 독서·과학·수학 분야에서 세계 5위권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같은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교육시스템 변화가 목표가치를 추구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란 얘기다.
그래서 호주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커리큘럼을 새로 디자인하고, 동시에 지역단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교육 실천을 장려하고 있다.
호주의 새로운 교육실천 모델중 대표적인 사례가 '빅픽처 학교(Big Picture Education Australia)'다.
빅픽처 학교는 다양한 학교, 대학, 지역사회를 포함한 빅픽처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혁신적이고 개별화된 교육을 지원하는 학교를 확산시키고자 출발했다. 빅픽처 학교는 최대한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학생 개개인의 흥미에 바탕을 둔 '학습 계획서'를 활용한다. 계획서를 만드는 과정에 학생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까지 참여한다. 그리고 매년 계획서의 학습목표에 어울리는 개인 프로젝트를 정해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인턴십을 통한 학습'을 중요시해 학생들은 일주일에 이틀씩 인턴활동으로 현실사회에 참여하는 경험을 쌓는다.
빅픽처 학교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강조해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의 파트너와 패널리스트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평가 방식도 새롭게 해 국가시험이나 주정부 시험 외에도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와 발전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퍼포먼스 기반의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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