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헌재 재판관 출신 변호인으로 '항소심 승부수'

송인준·김명진 변호사 추가 선임, 대법원 상고까지 대비 전략

권선택 대전시장이 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 관련, 지역 출신 거물급 인사를 변호인으로 추가선임해 그 배경에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대전고법 등에 따르면 권 시장 측은 최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송인준(71) 변호사와 김명진 변호사를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송 변호사와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정의 소속이다.

대전 출신인 송 변호사는 대전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제1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으며, 서울지검 검사, 대전지검 부장검사, 대검 강력부장, 대전지검 검사장, 대구고검 검사장, 헌법 재판관 등을 지냈다.

2000년 9월 헌법재판소에 부임한 그는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사건, 신행정수도 건설 사건 등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는 대형 사건들을 처리했다. 특히 헌재 전원 재판부가 공무원의 집단행동을 금지하는 지방공무원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릴 당시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고, 동의대 사건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현재 법무법인 정의 소속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인 그는 헌법, 형사, 노동 관련 사건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변호사는 2007년 7월부터 아시아투데이 회장으로 취임해 언론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권 시장 측 관계자는 “지역 법조계의 대부이자 권 시장의 고교 선배로서 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에 여러가지 조언을 주기 위해 변호인을 맡은 것으로 안다”면서 “항소심 재판 등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역 법조계에서는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해외출장을 취소하고 재판에 집중하기로 한 권 시장이 항소심 재판에 명운을 건 것으로 풀이했다. 또 항소심 재판이 끝난 뒤에도 대법원 상고 재판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봤다.

지역법조계 관계자는 “헌법 재판관 출신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만으로도 항소심 재판부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권 시장 측이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변호인으로 보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