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인사말을 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1년 9개월여 만에 방한한 반 총장은 오는 22일까지 머무르면서 '2015 세계교육포럼(WEF)'에 참석하고 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연합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18일부터 닷새간 한국을 방문하면서 충청대망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차기 야권 대권 주자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5일 호남 민심의 상징이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를 찾은 것도 충정 정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2015 세계인권도시포럼' 기조 강연에 앞서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6주기인 오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반 총장의 방한은 2013년 8월 이후 약 2년만이다. 반 총장은 입국한 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는 등 유엔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정이 바쁘다. 정치적 냄새가 나는 행보는 일절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충북 음성 선영을 방문하는 일정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반 총장은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그럴 여력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나 2017년 대선에는 불출마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아 정치권에선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방한은 '반기문 대망론'을 사석에서 자주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고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반 총장의 동생이 성 전 회장이 운영했던 경남기업에서 일했고, 조카도 경남기업에서 추진했던 베트남 '랜드마크 72'사업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반 총장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반 총장이 '반기문 대망론'과 '성완종 리스트'를 어떻게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무슨 답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과 예정된 오는 20일 회동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갈지도 주목된다.
방한 마지막날인 오는 22일에는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랑들의 모임(반사모)' 회장인 임덕규 디플로머시 회장이 총무를 맡고 있는 '백소회' 5월 모임이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반 총장과 가장 가까운 충청권 인사 가운데 한 명인 임 회장과 방한 중 만나거나 전화 통화 등을 해서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지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백소회는 신경식 헌정회장의 후원 모임이어서 신 회장의 입에서 충청정국의 전망과 과제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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