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인 대표 |
▲ 김상균 사무처장 |
15일 대전문화재단과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김상균 사무처장은 최근 박찬인 대표의 사표 제출 요구를 거절, 남은 6개월의 임기를 채울 계획임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달 초 내년 사업 계획 수립과 추진의 연속성 등을 이유로 김 처장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김 처장은 당초 박 대표의 의견을 따를 생각이었지만 '개인의 명예회복'과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그 뜻을 바꿨다. 그동안 재단을 위해 노력한게 인정받지 못할 뿐 아니라 특별한 이유 없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전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재단 결재라인에서 사무처장을 제외하는 등 강수를 뒀다. 재단 실무를 책임지는 처장의 팔, 다리를 자른 셈이다. 지난 14일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상임위에 출석해서는 공개적으로 '사태의 빠른 해결'을 약속했다.
반면 김 처장은 “스스로 사표 쓸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할 만큼 뜻이 확고한 상태다. 김 처장은 지난 11일부터 연가를 낸 상태로 18일 출근할 예정이다.
장외 신경전도 치열하다.
박 대표와 김 처장을 각각 지지하는 인사들은 '사표 제출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재단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팀장으로 근무했던 A씨가 “김 처장에게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그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 집안의 대표와 사무처장의 팽팽한 기싸움에 재단 직원들만 힘이 빠지고 있다. 재단의 역할과 사업홍보보다는 사퇴 논란 보도가 연일 이어지면서 재단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질까 걱정이 크다.
재단이 운영하는 시설과 추진 중인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팽배하다.
당장 다음달 8일에는 재단의 큰 사업 중 하나인 대전마을합창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재단은 예술가의집의 공연·전시가 이어지고 있고 주요 사업들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만큼 결속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재단 내부에선 흔들림 없이 맡은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그러나 사무처장 인사 논란에 더해 최근 직원 2명이 개인사정으로 퇴사를 결정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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