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살아난 부동산 경기… 사기꾼에 꺾일 판

분양권 준다며 4억 5000만원 갈취, 경매물건 미끼로 8천만원 '꿀꺽' 기대심리 악용한 범죄 늘어 투자시장 부정적 영향 우려

저금리 기조 속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악용한 부동산 사기 등 범죄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방 범죄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는 만큼 행정 및 수사당국의 적극적인 단속과 수사가 요구된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건축 및 분양관련 업체 대표 B씨 등 3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고소장을 접수한 A씨의 재산 피해 사실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고소장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지역 내 도시개발사업 부지를 비롯해 천안 아파트사업부지, 평택 아파트 사업부지 등에 대한 부동산 매입 및 분양권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4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전을 챙긴 B씨 등을 고발했다.

A씨는 B씨 등이 관련 사업시행자와의 계약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익을 줄 것처럼 속여 금전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둔산서 관계자는 “초기에 당사자 간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감정적으로 격화된 상태에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으로 판단돼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것 없이 이달 중으로 수사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대전지방법원은 사기 등의 협의로 기소된 C 공인중개사에게 1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C씨는 2011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을 비롯해 대구, 경북 경산, 안산 등지에서 다수의 피해자들로부터 6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거액의 비용을 투자할 것으로 속여 피해자들에게 일정 지분을 요구하고 제반비용을 우선 차용해 줄 것으로 요구하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대전서부경찰서는 지난달 17일 부동산 경매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D씨를 구속했다.

서부경찰서는 경매물건으로 나온 아파트를 시가대비 1억원 가량 싸게 매수해주겠다면서 8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밝혔다.

부동산 관련 사기 행각이 잇따르면서 자칫 되살아나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일부 모방범죄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예고되면서 투자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만 싹트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일부 분양시장이 높은 경쟁률과 100% 계약률까지 기록하면서 침체됐던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면서도 “이 같은 부동산 관련 사기 사건이 이어진다면 부동산 시장으로 향한 시선이 분산될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