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정치권 “지방자치 훼손” 대정부 투쟁 선포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충청정치권 연석회의서 “중앙정부 결정 위헌소지” 50여명 정파 떠나 한목소리

충청 정치권이 14일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을 둘러싼 충남도와 경기도간 도계(道界) 분쟁과 관련해 중앙정부의 지방자치 훼손 우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에는 여야 정파를 떠나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모였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홍장 당진시장, 복기왕 아산시장, 이인제·정우택·이명수·김동완·김태흠·김제식·박덕흠(이상 새누리당)·양승조(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여야 당협·지역위원장 등 50여 명이 얼굴을 비췄다.

이들의 주장은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은 지방자치 존립을 위협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주민, 자치권, 관할구역은 지방자치제도의 구성요건임에도 법률이 아닌 중앙정부 결정에 따라 관할구역이 변경되도록 하는 것은 지방자치 근간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또 2009년 지방자치법 개정 이전 준공매립지에 대해 개정 후에 지적 등록하는 경우 행자부 장관 결정에 따르도록 한 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 경우 헌법적 원리인 법치주의에서 나온 신뢰보호원칙을 위반 지적 등록을 위임받은 지자체장의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충청 정치권의 해석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해상이든 육지든 각 자치단체는 자기의 자치관할권을 갖고 있으며, 대한민국 헌법은 지방자치제도와 자치단체의 관할권에 대해 법률로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며 “자치관할권을 중앙정부가 임의로 뗐다 붙였다 하는 일은 지역과 주민 간 수많은 갈등을 일으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분위 결정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 지사는 “당진평택항은 이미 항만청에 의해서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지역으로 행정적 편의와 주민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행정적 효율 기준을 갖고 그 매립지의 관할을 결정해야 될 만한 구체적 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홍장 당진시장 역시 중분위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시장은 “2004년도 헌법재판소 귀속결정 내린 이후에 평택과 경기도는 지속적으로 이 땅을 가져가려고 계획하고 작심하고 준비했던 것 같다”며 “충청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 중분위 결정이 잘못됐음을 만천하에 알리고 다시는 이런 국력낭비 예산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도 한목소리로 중분위의 결정을 질타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논산·계룡·금산)은 이 자리에서 “문제가 되는 지역은 이미 헌법재판소에 의해 그어져 있는 것으로 당진시의 해역에서 매립이 이뤄졌기 때문에 명백히 당진 땅”이라고 강조했으며, 같은당 이명수 의원(아산)도 “정부의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 무엇이 옳은 지 가릴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했다.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과 김제식 의원(서산·태안) 역시 “중분위의 결정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강우성·서울=황명수·내포=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