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계속되면서 각 대학들이 재학생들의 성적을 후하게 주는 성적 인플레현상 때문이다.
본보가 대학정보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소재 38개 대학의 졸업생 성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과 지난 2월 졸업생 가운데 B학점(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87.0%로 집계됐다.
평균 90점(A학점)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대학은 금강대(72.8%)와 중원대(60.5%) 등 2개 대학으로 집계됐으며 충남대는 평균 90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수가 30.1%, 한남대 33.6%, 목원대 30.4%, 배재대 26.1%, 대전대 19.1% 등으로 집계됐다.
평균 90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은 을지대(9.2%)인 가운데 공주대 10%, 중부대 11.8%로 뒤를 이었다.
평균 80점 이상을 맞은 졸업생 비율이 90%를 넘는 대학은 16개 대학으로, 이 가운데 대전가톨릭대학교와 금강대는 모든 졸업생이 80점 이상의 성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80점 이상을 받은 졸업생 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은 을지대로 73.9%로 나타났으며, 순천향대 75.1%, 중부대가 77.7%로 뒤를 이었다.
충청권 졸업생의 평균 점수는 86.17점으로 평균 B+학점이다. 이렇게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가 심한 것은 청년취업이 해마다 어려워 지면서 졸업성적이라도 높은 점수를 주기 위한 대학가의 스펙쌓기 열풍이 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낮은 점수를 재수강을 해서라도 높은 점수로 바꾸기 위한 '학점 세탁'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 진 것도 졸업생들의 평균 점수가 높은 한 이유다.
교육부는 당초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실시하면서 대학별 성적 분포와 엄정한 성적 부여를 위한 제도 운영을 평가해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를 줄이려고 했지만 재학생들과 대학가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된바 있다.
대학들 역시 상대평가기준 적용과 재수강 횟수와 취득학점 제한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이 같은 학점 인플레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역대 관계자는 “기업들이 탈 스펙 전형이나 직무 역량에 초점을 두고 신입사원을 채용하려는 경향이 점차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졸업생들의 성적이 서류 전형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같은 고득점분포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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