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또다른 나의 얼굴, 목소리를 지켜라

증상은, 절반 이상은 성대점막 양성질환… 여성 성대결절·남성 폴립 '빈발' 치료는, 약물·음성치료·후두수술 3가지… 절개없이 입으로 현미경 삽입술

●건강하게 삽시다 - 성대 음성 질환

▲ 이동근 교수(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목소리는 첫인상을 가르기도 하고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성대, 음성 질환으로 기본적인 소통이 어려운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를 만드는 원리로 목소리를 내는 건 똑같다. 그래서 성대의 문제와 음성의 변화는 뗄 수 없는 관계다. 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은 물론 일반 사람들에게도 성대 및 음성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데, 말을 할 때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성대 음성질환에 대해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이동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목소리 나오게 하는 후두와 성대=후두는 우리 목 앞쪽 가운데 위치한 기관으로 우리가 침을 삼킬 때 위아래로 움직이는 큰 덩어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후두골격은 갑상연골을 비롯한 여러 연골로 이뤄져있고 근육과 인대로 연결되어 있고 점막이 감싸고 있는 복잡한 구조를 보인다. 이때 근육이 수축하게 되면 연골과 인대가 위치를 바꾸면서 호흡, 발성, 삼킴 등을 조절하게 되고 기도를 보호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음성 질환들을 살펴보기에 앞서 소리 발생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발성은 성대 아래에 형성된 기류가 좁아진 성대사이를 뚫고 나오면서 여러 층으로 이뤄진 성대를 진동하면서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소리의 강도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성대의 점막과 점막아래에 생긴 다양한 병변들이 음성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성대점막의 양성질환=음성변화를 이유로 내원한 환자의 50% 이상은 성대점막의 양성질환 때문이다. 양성질환의 종류로는 성대결절, 성대폴립, 성대낭종, 양측 미만성 폴립증, 성대구증, 접촉성 육아종 등이며, 이와 같은 질환들은 목소리를 나쁘게 한다.

우리가 사람과 대화를 할때 그 사람의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기억에 남게 된다. 어떻게 보면 목소리가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고 성향을 내비치기도 한다. 목소리도 얼굴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성대결절과 폴립=성대결절은 가장 흔한 질환으로, 일측 혹은 양측 성대의 중간부분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을 말한다. 주로 소년과 성인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직업적으로는 가수나 교사 등에서 호발한다. 말을 많이 하거나 큰 목소리를 자주 내면 반복적인 성대진동으로 인해 혈관 내 압력이 증가해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 내 물질이 혈관 밖으로 나와 성대 고유층을 변화시킨다. 이는 성대 결절로 이어지며 성대의 기능을 떨어뜨려 음성장애를 불러오는 것이다.

딱딱한 새 구두를 신고 오래 걷고 나면 발에 물집이 잡히고 붓고 굳은살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이해하면 쉽다. 증상은 목이 쉬는 것으로 나타나고 조금만 목소리를 써도 쉽게 목소리가 쉬게 되지만 통증은 없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도 지장이 없다.

성대 폴립은 시끄러운 곳에서 큰 목소리로 일하는 사람이 갑자기 과도하게 음성을 사용한 경우에 발생하며 주로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성대가 갑자기 과도한 운동을 하여 점막 내 모세혈관이 파열되면 성대 점막의 형태와 성대의 경직이 변화하고 성대 고유층의 유리질화로 인해 성대점막 진동이 감소하게 된다. 결절이나 폴립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대 점막의 양성질환들로 목소리 변화를 호소하여 내원한 사람들도 많다.

▲진단과 치료방법=성대의 병변 및 음성질환에 대한 평가는 환자의 병력청취와 각종 검사들로 확인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 가장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검사인 후두내시경은 입안을 통해 성대를 관찰하는 강직형 후두내시경과 코를 통해서 성대를 관찰하는 굴곡형 후두내시경 검사가 있다. 여기에서 병변이 발견되면 여러가지 검사들을 추가로 시행하게 된다.

성대는 발성 시에 초당 100~200회 이상 진동하기 때문에 단순 후두내시경만으로는 성대의 진동양상을 관찰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후두 스트로보스코피라는 기구를 이용해 성대의 폐쇄 형태나 진폭, 파동, 대칭성 등을 자세히 검사할 수 있다. 음향분석 검사는 음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시각화하는 검사로 음의 높낮이의 불규칙성, 소리의 강도의 불규칙성, 불규칙하고 거친 음성의 비율 등의 항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후두 미세 수술, 음성치료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후두미세수술은 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후두부, 특히 성문부의 병변을 치료하는 수술법을 총칭하는 말이다.

수술은 전신마취 후에 피부 절개 없이 입안을 통해 원통형의 후두경을 삽입해 성대까지 시야를 확보, 수술 현미경으로 확대해 정밀 수술현미경과 그 외에 특별히 고안된 다양한 수술기구 등을 이용하여 시행한다.

음성치료란 음성 위생, 올바른 발성법과 호흡법 및 정신적 육체적 긴장도 완화를 통해 음성을 정상적 상태 또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음성을 만들어내는 치료법이다.

음성위생이란 일상생활에서 신경 쓰면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헛기침을 없애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신다거나, 호흡을 가볍게 내쉬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 속삭이며 말하지 않는 것, 고함을 지르지 않는 것,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 등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