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에 대한 인체영향이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것과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가 제대로 홍보되지 못한 것도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미래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전자파 환경 조성 방안을 주제로 의학·공학 및 갈등해소 분야 민간 전문가, 이동통신사, 가전기기 제조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ICT 정책 해우소를 지난 8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자파 인체영향에 대한 논란과 전자파를 둘러싼 갈등 해소 정책 방안, 전자파 인체보호 관련 강화된 제도 도입 필요성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갔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 기기 확산과 이동통신서비스 다양화로 향후 전자파 관리의 중요성 부각은 물론 이로 인한 갈등 확산을 우려했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강원 소장은 “전자파에 대한 국민 불안은 전자파 인체영향이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 불안을 과학적 증거로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전자파 우려 탓에 인근 주민들은 기지국 철거를 요구하고, 이해 당사자인 이동통신사와 주민들이 대립하는 구도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정부와 제3자인 학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갈등 해결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자파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 홍보 미흡도 지적됐다.
정부가 전자파 관리를 위해 이동통신기지국에 대한 전자파 측정·관리, 측정값 공개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이나 지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불안감이 불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전기연구원 명성호 부원장은 “정보공개 확대, 정책 홍보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홍보 미흡시 국민 오해가 심화될 수 있어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취약지역의 기지국 전자파에 대한 국제기준보다 강화된 인체보호기준 적용 등의 사전주의 정책 필요성도 논의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최형도 전파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전주의 정책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마련된 국제기준의 신뢰성을 낮추고 혼란을 가중시켜 국민 불안감을 줄이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충북대 김남 교수(정보통신공학부)는 “휴대전화 사용과 건강 간의 관계 규명을 위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제조업체와 관련업계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민간자율 규제로 전자파 관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