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육감이라면, 내가 학교장이라면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할지 진지한 의견이 오갔다.
충남도내 중·고등학교 학생대표 300명은 이날 비록 학생신분이었지만 역할은 학교장이요, 교육감이었다.
이들은 거침없는 요구와 질의로 학교현장의 문제점과 어려움을 드러내놓고 참여 학생들간 토론을 이어가면서 행복 충남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른바 300인 원탁토론회(이하 토론회)로 명명된 이날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열리는 것으로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학생간 소통이 자리로 우뚝섰다.
무엇보다 김지철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읽을 수 있는 자리로 과감히 학생들이 학교장이 되어보고, 교육감이 되어 학생들이 행복한 충남교육을 학생의 눈높이에서 찾아보겠다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교육감/교장이라면 예산을 이렇게 쓰겠어요'라는 토론회에서 학생들은 ▲진로 활동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등 학생자치와 관련된 예산을 따져보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예산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 있는지를 선정했다.
2시간 동안 진행한 토론회 결과 학생들은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에 예산편성을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으고 ▲학생축제와 학생회 활동 ▲동아리활동과 체험활동 등에 예산 편성을 대폭 확대하자고 결의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교내 탈의실 설치, 중고등학교에서도 학습준비물비 지원, 사각지대 CCTV 추가 설치, 충남학생문화축제 실시 등에 대한 예산편성을 주장했다.
옥소림 홍성여고 학생(2학년)은 “토론회에 참가하기 전에 필요한 예산이 무엇인지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는데 학생회 활동 예산을 많이 이야기해 발표를 했는데 참가 학생들이 공감,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자리에서 삽교고 2학년 최혜민 학생이 '네팔 지진 참사'로 인한 어린이와 학생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을 긴급 제안해 참가 학생들은 만장일치로 결의, 각자 학교로 돌아가 학생회의를 통해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다 받아 줄 수 없어 큰 아쉬움이 남지만, 오늘 모아진 학생들의 소중한 의견은 내년도 예산편성에 꼭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네팔 지진 참사 돕기와 관련 “여러분들이 스스로 제안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모범적인 행동에 감동 받았다. 당장 월요일(11일)에 관련공문을 시행하겠다”고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학생참여예산제' 정책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열린 제1차 토론회 참가자들이 김지철 교육감에게 “교육청 예산을 편성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김 교육감이 이를 받아들여 개최됐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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