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해체의 그늘]수십년 갈등… 이젠 못참아

  • 사회/교육
  • 미담

[가족해체의 그늘]수십년 갈등… 이젠 못참아

작년 전체이혼 중 비율 28.7%… 성격차이·폭력·외도 등 사유 전문가 “사전치유 가장 중요”

  • 승인 2015-05-07 17:21
  • 신문게재 2015-05-08 6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가정의달 기획: 가족해체의 그늘]3. 늘어나는 황혼이혼

대전에 사는 60대 부부인 김황혼(가명)씨와 박이혼(가명)씨. 30년 부부 생활을 해 왔던 이들에게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남편인 김씨가 더는 못살겠다며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씨는 박씨가 시아버지 제사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운한 마음을 갖게 됐다. 그러다 7년 전 크게 다툰 후로는 별거를 하게 됐고 부부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남편 김씨는 자녀들이 찾을 때만 잠깐 들러 식사만 참여했고 월급 관리도 부인에게 맡기지 않은 채 자신이 직접하게 됐다.

이에 대해 가정법원은 “남편 김씨와 부인 박씨가 현재까지도 별거하면서 각자 생활하고 있고 혼인관계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을 판결했다.

법원은 또 남편 박씨에게 7000만원의 재산분할을 명했다. 하지만, 부인 박씨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80대 노부부인 최복수(가명)씨와 신복녀(가명)씨도 최근 부부생활에 금이 갔다. 부인 신씨는 남편 최씨의 폭행과 구박, 자녀의 구타 등을 못 이겨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했다. 하지만, 남편 최씨는 이혼을 반대했다.

두 부부는 얼마 전 심하게 싸운 후로는 별거생활을 지속했다.

부인 신씨는 이혼 청구를 하며 위자료 2000만원과 5000만원의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가정법원은 이 사건 조정을 통해 부인 신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남편 최씨에게 재산분할로 5000만원을 부인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20년 이상 생사고락을 함께한 부부의 황혼 이혼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전체 이혼율 수치를 넘어섰을 정도다.

'검은 머리가 파 뿌리 될 때까지' 같이 살아왔지만, 성격 차이와 폭력, 가족 간 불화, 배우자 외도 등의 이유로 이혼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한지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 건수는 3만 3140건으로, 전체 이혼 11만 5510건의 28.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황혼이혼 비율은 2012년 26.4%(3만 233건), 2013년 28.1%(3만 2433건) 등으로 증가 추세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14년도 상담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60대 이상 남성이 이혼 상담을 받은 경우는 373건으로 2004년(45건)보다 8배 이상 급증했다. 또 같은 기간 60대 이상 여성이 이혼 상담을 받은 경우는 752건으로 2004년(205건)보다 3.7배 늘어났다. 상담 건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만, 증가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다.

황혼 이혼에 대해 전문가들은 함께 살아온 세월만큼 갈등이 쌓였고 그것이 이혼으로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갑자기 찾아 오는게 아니라 수년간 지속해 온 문제라는 것. 따라서 상처가 곪아터지기 전 치유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신한미 대전가정법원 공보판사는 “황혼 이혼은 결혼생활을 20년 이상 지속해 온 부부의 이혼을 말하는데, 해결책은 배우자의 진정한 사과와 눈에 띄는 개선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특히 재산이 있는 경우 자식들이 개입해 문제가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건전한 상속문화 확립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