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학 146개학과 무차별 통폐합… 왜?

재정지원 연계 구조개혁평가 탓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대학 구조개혁평가가 단행되면서 올해에만 충청권 14개대학에서 146개 학과가 통폐합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56개 대학에서 457개 학과가 통합폐과 되거나 단순 폐과되는 등 통폐합된 가운데 비수도권, 인문계 중심으로 학과 통폐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로 지적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조사한 '2015 전국 대학 학과 통폐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학년도까지 학과 통폐합 건수는 총 1320건으로 이 중 78%가 비수도권에서 일어났다.

수도권은 2014학년도 77건에 비해, 2015학년도에 31건으로 절반 이하의 감소를 보인 반면 비수도권은 2014학년도 113건에 비해 2015학년도에는 375건으로 집계돼 3배 이상 급증했다.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은 올해에만 14개 대학에서 146개 학과가 통폐합됐다. 이 중 통합폐과는 7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단순 폐과는 20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단순 신설은 9건, 통합신설은 29건으로 집계돼 대조를 보였다.

지난 2010년부터 2015학년도까지 전국 일반대학의 단순폐과는 총 270건이며, 이 중 인문사회계열 전공이 135건으로 정확히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자연계열이 79건으로 약 30%, 예체능계열이 56건으로 21%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떨어지는 인문사회계열 전공이 폐지의 1차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셈이다.

이렇게 대학들이 해마다 학과 통폐합을 감행하는 것은 정부가 대학정원 감축을 목표로 대학구조개혁계획을 발표하면서 모든 대학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정원감축 실적을 반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율감축'시 가산점까지 제공되면서 앞으로 대학들의 학과 통폐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임희수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기초학문이 설 자리를 잃은 대학에서 취업률에 의존한 무차별적인 학제간 통합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교육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진지한 고민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