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어린이날에 두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고, 8일 어버이날에는 본가와 처가 부모님에게 용돈까지 챙겨드리면 지출이 50만원을 훌쩍 넘게 생겼다.
여기에다 '계절의 여왕' 답게 몰려있는 결혼식과 집안 행사 등까지 예정돼 있어 숨통을 조일 정도라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결혼 8년 차인 박모(42)씨도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챙겨야 할 각종 기념일에 들어갈 돈이 만만치 않아서다.
박씨는 궁리 끝에 현금서비스와 소액 대출을 받기로 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지갑이 얇은 상당수 직장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각종 기념일과 본격적인 결혼철이 몰리면서 필요한 선물과 용돈 등 경제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30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1181명을 대상으로 '5월 기념일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지'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51.1%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22.4%는 '극심한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설문 대상자들의 5월 기념일 총 지출예산은 평균 40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늘어나는 지출 때문에 '가정의 달' 5월이 '잔혹한 달'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일부 직장인들은 5월을 보내기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및 소액대출을 통해 금전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등 가정의 달 5월이 '보릿고개'로 통하고 있다.
실제 일부 직장인들은 5월에는 월급만으로 살림을 꾸리기 힘들어 현금 대신 카드로 선결제하는 눈물겨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지역 초교 대부분이 1일과 4일 봄 방학, 개교기념일 등 재량휴업일로 선택해 단기방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자녀를 둔 서민들의 근심은 더욱더 깊어 가고 있다.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은 5월을 맞아 나들이와 외식, 여행 등으로 씀씀이가 커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도 나가는 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나가면 다 돈'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절인 것이다.
직장인 박모(39)씨는 “이달에 친지, 직장 동료 결혼식을 비롯해 동창회까지 합하면 행사만 다섯건이 넘는다. 축의금으로만 얼마 안되는 용돈을 다 날리게 생겼다”며 “특히 매년 고가의 어린이날 선물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도 달라지면서 이달에 들어갈 돈이 한 두푼이 아니다. 매년 5월이 찾아오는 것이 두렵다”고 푸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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