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구·강화을, 성남 중원에서 승리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인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장관에게 뒤처졌다. 이 결과는 여야의 정국 주도권을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새누리당의 입지가 흔들린 데다가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라는 점에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불 것으로 관측됐지만, 선거전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면서 정국 주도권 장악에 우위에 선 것. 당장, 국회 의석수에서 새누리당은 157개(지역구 130·비례대표 27)에서 160개로 늘어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130개(지역구 109·비례대표 21)를 유지하는데 그쳐 정부와 여당이 내세우는 법안의 처리에 힘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여기에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되며 제기된 자당 인사들의 금품 수수 의혹과 이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와 관련해 진상규명은 검찰 수사에 맡기고 산적한 국정 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반정부·여당 기류를 불식시키는 계기로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무성 대표 개인으로서는 취임 이후 본격적인 시험대였던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당내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여당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유능한 경제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이자 시험대로 여겼던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며 정국 주도권을 새누리당에 내어주고 급격히 수세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워졌다.
당내에서는 선거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 등 혼란에도 빠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가운데 당의 텃밭이자 근본인 호남에서 탈당인사에 패하는 치명상마저 입으며 야권발 정계 개편의 가능성까지 제기,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았다. 내년 4·13 총선의 '전초전'이었다는 의미에서도 이번 재보궐선거의 패배는 새정치연합에게 정권심판론 프레임을 위주로 한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총선 승리의 발판 마련의 꿈도 물거품 됐다.
문재인 대표로서는 '대권주자'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진 것과 함께 당 대표로서의 운신 폭도 좁아질 전망이다. 충청권으로서는 재보궐 선거 결과가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태안 출신의 안상수 의원 당선으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축소됐던 입지가 다소 개선될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야당의 입지 회복 노력 등 여야 간 정쟁 심화에 정국이 경색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워 지역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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