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대덕구 위생처리장에 분뇨수거차량이 분뇨 배출작업을 하고 있다. |
분뇨수거차량에 눈금계량기는 일반인이 중량 변화를 가늠하기 어렵고 신고된 규격보다 작거나 큰 정화조가 상당수 있어 분뇨 실중량에 대한 주민과 수거요원 사이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내구연한이 없어 20년 넘은 차량도 분뇨수거차량으로 여전히 쓰이는 등 과열경쟁에 분뇨수거 서비스는 제자리걸음이다.
29일 오전 11시 대전 대덕구 위생처리장. 분뇨를 가득 채운 수거차량들이 쉼 없이 들어왔다.
오전 5시부터 대전 주택가와 상가, 빌딩 및 아파트 등 정화조가 있는 곳에서 수거한 분뇨를 이곳에서 배출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낸 후 다시 빈차로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분뇨수거 작업자들은 주민들과 하루에도 여러번 요금갈등을 빚곤 한다.
주민들은 자기 집이나 상가, 아파트 정화조에서 수거한 분뇨의 양을 정확히 파악하거나 눈으로 확인하기를 바라지만, 수거량을 확인하는 방법은 눈금계량기를 통해 눈짐작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 차량 후면 눈금계량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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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500~1000ℓ 단위로 눈금이 표시돼 기본 750ℓ가 초과했을 때 분뇨 100ℓ당 1420원씩 내도록 한 단위체계와 격차가 커 요금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분뇨수거업체 한 작업자는 “우리는 한눈에 분뇨 수거량을 알지만, 일반인들은 계량기를 손으로 가리켜도 잘 모르고 무작정 믿지 않아 입씨름이 벌어지곤 한다”며 “정화조 용량도 정확하지 않아 실제로 퍼 올리면 더 많거나 적을 때가 있어 요금 갈등을 자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전은 영세 분뇨수거업체가 덤핑경쟁을 벌여 분뇨 서비스는 상당히 낮은 축에 들고 있다. 분뇨수거차량은 폐차할 내구연한이 없다보니 대전에선 지난 1992년이나 1993년에 생산된 수거차량도 도색만 새롭게 하고 골목 비탈길에서 수거작업을 벌이는 실정이다.
또 비슷한 인구규모의 광주시가 분뇨수거차량을 38대 유지하고 있지만 대전은 과열경쟁으로 15개 업체 61대가 운영되고 있다. 하수도서비스에 대한 민원도 2013년 1만명당 민원 발생건수가 대전이 특·광역시 중 두 번째로 많았다.
대전 분뇨수거 대행업체 모임인 청화협회 한 관계자는 “요금 갈등을 줄이려 주유소차량처럼 전자계량기를 분뇨수거차량에 부착하는 방안을 환경부에 건의했으나, 암모니아 가스 때문에 어렵다는 회신을 받은 적 있다”며 “차량 한 대로 분뇨수거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 규모 있는 운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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