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범죄에 바쁜 재판부… 권 시장 항소심 상반기 끝날까

빠듯한 일정에 재판차질 우려, 권 시장 해외 출장 허가 '고심'

권선택 대전시장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 재판이 마무리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는 권 시장 사건에 대한 실질적 심리 기간이 2개월에 불과, 재판부 목표인 6월 말을 넘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8일 대전고법에 따르면 선거전담재판부로 지정된 제7형사부(재판장 유상재)의 현재 재판일정은 빽빽하다.

이 재판부에 배당된 선거범죄 사건은 최근 재판이 시작된 권선택 대전시장의 항소심 등 60여 건에 이른다.

선거법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받은 황명선 논산시장과 문제광 중구의원의 1심 선고재판이 다음 달초로 예정 돼 있다.

또 사전선거운동 등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김병우 충북교육감과 선거법위반으로 1심에서 200만원을 선고받은 홍순국 중구의원의 두번째 심리가 다음 달 4일로 잡혔다. 여기에 지역 최대 사건인 권 시장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면서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다.

권 시장 사건만 하더라도 재판부가 분석해야 할 관련 문서의 양은 많다.

지난 27일 열린 재판에서 권 시장 변호인 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의 분량은 A4 용지로 300페이지에 달한다.

재판부가 8명의 증인신문 기일을 잡을 때도 이미 날짜를 지정해 놓는 등 여유가 전혀 없는 모습이다. 따라서 증인 또는 피고인들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지연될 경우 전체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재판 기간에 예정된 권 시장의 해외출장(5월 29~6월 5일)은 재판부의 고민거리가 됐다. 허가를 해주자니 재판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염려되고, 그렇다고 안 해주자니 대전시정을 가로막는다며 여론이 악화될까 우려되기 때문.

이와 관련, 재판부는 권 시장에게 “꼭 가야 하나요? 정무부시장 보내면 안되나요?”라며 재판 중 해외출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빠듯한 심리 일정에 쫓긴 재판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은 권 시장 변호인 측이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권 시장이 광역시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재판일정을 충분히 배려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검찰은 권 시장의 해외출장에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권오성 대전지검 차장검사는 “재판기간 중 권 시장의 해외출장은 재판지연 가능성이 있다”며 “대전시민을 위해서도 조속한 결론이 나야 한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