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쉴틈없이 딴 짓, 우리아이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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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삽시다]쉴틈없이 딴 짓, 우리아이 어쩌죠

증상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충동성 '3대 증세'… 또래보다 통제력 떨어져 치료는, 약물 통해 70~80% 개선 기대… 청소년기 증상땐 절반이상 성인까지 지속

  • 승인 2015-04-27 14:29
  • 신문게재 2015-04-28 10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올해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명수군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업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함은 물론 쉴 새 없이 꼼지락거리고, 단체 활동을 할 때에도 딴청을 피워 선생님의 지시에 전혀 따르지 않는다. 심지어 선생님의 지시사항을 듣지 않아 같은 조의 아이들에게 민폐를 주기만 한다.

“담임 선생님이 맨날 나한테만 뭐라고 한다. 정말 나빴다.”
명수가 집에 돌아오면 엄마한테 가장 많이 하는 불평이다.

주변 아이들과 함께 장난을 치다가도 유독 시끄럽게 놀거나 멈춰야 할 때를 몰라 결국 명수만 혼나는 일이 대부분이다. 알림장은 항상 써오지 않아서 숙제와 준비물이 무엇인지 모르고 가방, 책, 연필도 자주 잃어버리는 명수. 집에서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일일 공부를 시키면 한 문제를 푸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가 엄마가 화가 나서 혼내면 바로 몇 분만에 문제를 뚝딱 해결해버리고는 어느새 또 딴 짓을 한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늘고 '나만 싫어한다'고 툴툴거리는 명수의 모습에 엄마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명수가 앓고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해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우영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 임우영 교수(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임우영 교수(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DHD 아동의 증상=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으로 대표되는 3대 핵심 증상을 보이는 대표적인 소아 정신질환의 하나다. ADHD 아동들은 유치원 때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 부산하고 통제가 어렵다. 다른 아이보다 시끄럽게 놀거나, 놀이를 할 때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해, 무례하게 보이는 돌발적인 행동을 종종 한다. 그래서 유치원 선생님 등으로부터 종종 장난이 너무 심한 아이라는 평을 듣게 된다. 하지만 문제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이라는 구조화된 환경에 들어가면서부터이다. 45분간의 수업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며, 각종 받아쓰기와 읽기 등 인지 능력 중에서도 주의집중력을 요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서 ADHD를 가진 아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보이게 된다.

ADHD 아동 중에는 3대 핵심 증상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 모두 나타나는 혼합형이 대체적이지만 때로는 종종 조용하지만 주의력결핍이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우세형도 있다. 주의력 결핍을 보이는 아동은 흔히 부주의한 실수를 많이 하고 주의집중을 잘 하지 못한다. 아는 문제도 실수로 인해 틀리는 횟수가 월등히 많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고 조직화·체계화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과잉행동과 충동성을 주로 보이는 아동의 경우 안절부절 못하고 지나치게 움직이거나, 말을 많이 하거나, 순서를 잘 지키지 못하고,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한 반에 한 두 명이 발견될 정도로 흔한 ADHD는 3대 핵심 증상 이외에도 감정 조절을 잘 못하고, 체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으며 또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겨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마찰이 빈번하다.

ADHD의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면담과 행동 관찰, 설문지 검사, 전산화된 주의력 검사, 인지 평가 등을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된다. 산만하다고 해서 꼭 ADHD가 아닌 경우도 있기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적이다. 진료를 통해 산만함이 나타날 수 있는 신경학적 질환, 정서 불안으로 인한 문제 행동, 아동기 조증 등과 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ADHD의 원인과 치료=ADHD에 대해 흔히 갖는 편견 중 하나가 ADHD가 잘못된 양육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ADHD는 잘못된 양육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의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ADHD 아동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부모들이 일반 아동의 부모에 비해 더욱 큰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이로 인해 비일관된 훈육이나 부모의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나타나 결국 이차적으로 가족 관계 혹은 부모 자녀 관계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ADHD의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 치료를 통해 아동의 주의력 개선과 과잉행동, 충동성 조절 면에서 70~80%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 치료 외의 비약물적 요법에는 행동치료, 사회성 기술 훈련, 부모 교육 등이 있다. 그 중 사회성 기술 훈련은 평소에 눈치가 없거나 충동적이어서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동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부모 상담을 통해 ADHD 질병교육 및 양육 코칭이 곁들어진다면, 부모 자녀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준다.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찾아야=자녀의 ADHD가 의심된다면, 무엇보다도 부모가 시기를 놓치지 말고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적극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냥 어려서 그런 거겠지”하면서 막연하게 낙관하는 것은 결국 더 큰 손실을 초래한다. ADHD를 가진 아동의 70% 이상이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청소년기 ADHD의 약 50~65%는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아동에 비해서 ADHD를 가진 청소년은 학습 능력 저하, 학교 생활 태만, 컴퓨터 게임 중독 등의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심한 경우에는 약물남용, 우울·불안장애, 청소년 비행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ADHD 주 증상이 지속되어 나타날 수도 있고, 때로는 ADHD 증상의 장기간의 합병증으로 청소년 우울증, 적대적 반항장애, 행실장애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우영 교수는 “증상이 처음 나타날 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는 것이 ADHD 증상으로 인한 문제 행동을 없애주고, 2차적인 적응의 문제를 예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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