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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룡 써지탑병원 척추·정형외과 원장 |
척추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제게 주변 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이 '척추를 건강하게 하는 운동이 무엇이냐?' 입니다. 저는 그때마다 '걷기'라고 답해드립니다.
척추는 7개의 목뼈, 12개의 등뼈, 5개의 허리뼈, 그리고 한 덩어리로 붙어버린 꼬리뼈가 S자 모양으로 돌탑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척추뼈 하나하나가 따로 떨어져 있기에 생활하면서 굽히고 젖히고 몸을 비트는 동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돌탑은 뚝 치면 와르르 무너지는데 따로 따로 떨어져 있는 척추뼈는 몸을 굽히고 젖히고 비트는데 왜 무너지지 않는 것일까요? 척추근육이 단단히 잡아주기에 척추뼈가 무너지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척추근육에 힘이 빠진다면 척추의 불안정성이 유발되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척추질환인 디스크병, 협착증, 불안정증, 척추변형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건강한 척추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척추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척추근육은 팔다리의 근육처럼 알통을 만들어 주는 근육이 아니라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이기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을 하면 척추근육이 강화됩니다. 걷기는 바른 자세를 유지시켜주는 운동 중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시행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 운동손상의 위험성이 가장 적은 운동입니다.
걷기는 달리기와는 달리 척추 관절, 무릎 관절, 디스크 혹은 물렁뼈에의 충격이 없이 척추를 튼튼하게 합니다. 척추가 불안정하여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분의 경우 걷기 운동을 통해 척추의 근육이나 인대가 튼튼해지면 아픈 증상이 없어지는 경우가 80% 이상입니다. 척추 질환으로 척추 수술을 받은 분에게도 걷기 운동이 중요합니다. 척추의 구조적 이상은 수술로 교정했지만 척추의 기능이 약한 것은 수술로 고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척추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해서 기능이 좋아져야 비로소 병의 치료가 완료되는 것입니다.
걷기는 전신의 관절 건강에 좋은 운동입니다. 걷기는 척추와 전신의 근육을 강화하여 일상생활의 움직임을 활기있게 합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아프고 쉽게 피로를 느낍니다. 이렇게 아프고 피곤해서 운동량이 줄어들면 근육이 더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의 통증뿐 아니라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에 쉽게 통증이 나타나는데 흔히 이를 관절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냥 걷는 거 어려울 거 없잖아'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걷기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하루 일만보 걷기가 건강에 좋지만 처음부터 한 번에 일만보를 걸으면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10~20분 정도 걷기 시작해 1주일 정도가 지나 다리에 근육통이 없어지면 걷는 거리와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에 10% 정도 운동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몸에 무리가 안 가는 방법입니다.
▲제대로 걷는 방법=
1.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빨리 걷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숨이 차서 옆 사람과 대화하기 힘들거나 휘파람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것은 위험합니다.
2. 걷기 전에는 물을 충분히 마십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걷기 전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물 500~600cc 정도를 걷기 10분전에 마시면 좋습니다.
3. 허리는 곧게 펴고, 눈은 멀리, 팔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며 걷는데, 착지 시 무릎은 완전히 펴고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도록 합니다.
4. 신발은 제조 기간이 오래 되지 않은 것, 그리고 발의 형태에 맞고 쿠션이 있는 것을 신고 걸어야 합니다.
5. 복장은 더울 때는 땀이 잘 발산되는 것, 겨울에는 보온도 잘 되는 가벼운 것을 입고 걷는 것이 좋습니다.
6. 걷기 전에 반드시 10분 이상 (겨울철에는 20분 이상) 스트레칭 등의 준비 운동이 필요합니다. 걷기를 마친 후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여 근육통을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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