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청소부' 일산화질소 응집기술 개발

기초과학硏 세계최초 성공…심뇌혈관질환 치료 가능성↑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는 일산화질소를 응집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물질이 개발되고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될 경우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의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초과학원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이은성 연구위원팀이 세계 최초로 질소가스 환경에서 일산화질소와 유기물질 'N-헤테로고리 카벤'을 반응시켜 고체 상태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수도관이 오래되면 녹이나 이물질이 쌓이듯 사람의 혈관도 마찬가지다.

혈액의 콜레스테롤이나 좋지 않은 화합물질이 혈관 내막에 쌓여 혈전이 생기면 혈관이 막혀 뇌졸중, 동맥경화, 협심증 등 심뇌혈관계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행히 사람은 혈관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일산화질소를 체내에서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몸이 약해지면 생성능력이 떨어져 심뇌혈관계 질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례로 일산화질소 생성을 돕는 약 중의 하나가 비아그라다.

기존의 약으로는 심뇌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필요한 일산화질소를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산화질소를 바로 혈액에 공급할 수 있다면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아직 이같은 기술은 거의 없다. 일산화질소는 공기에 노출되는 순간 증발하기 때문에 고체로 응집하기 어렵다.

기존에 중금속 촉매물질을 사용해 일산화질소를 응집하는 기술은 개발됐지만 높은 비용과 환경오염이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질소환경에서 일산화질소와 유기물질인 'N-헤테로고리 카벤'을 반응시켜 고체상태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치료물질이 개발되고 상용화로 이어지면 미국이나 독일 등이 차지하는 연간 5조4000억원 규모의 심뇌혈관 질환 치료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1.444) 온라인판에 지난 6일자 게재됐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