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질사건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인질극 대응 모의훈련이 22일 대전 동구 대별동 옛 경찰특공대 건물에서 펼쳐져 출동한 경찰이 범인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
22일 오후 2시, 대전 동구 산내동의 한 빌딩 2층에서 실제 같은 인질극 대응훈련이 전개됐다.
전 남편이 찾아와 여성을 감금하고 흉기와 휘발유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었고, 경찰은 인질이 된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해야 했다.
위치를 말하기도 전에 끊긴 여성의 신고전화에 대전경찰청 상황실은 즉시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사건발생지로 순찰차 출동을 지시했다.
신고 4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산내파출소 지역경찰은 인질범과 첫 대면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인질범은 경찰을 보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동부경찰서 형사과 당직 형사들이 현장에 도착해 대화를 유도하며 인질범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에 나섰다.
인질범은 전 부인이 다른 남성과 만나는데 분노하고 있었으며, 가족 일에 개입하지 말라며 경찰을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같은 시각 동부경찰서 상황실에서는 현장에서 실시간 전송되는 영상을 보며 서장과 형사과장의 주도 하에 인질협상팀과 특공대 출동을 요청하고, 도주로 차단을 벌였다.
발생 12분 후 현장에 도착한 동부서 인질협상팀과 형사과장은 상황을 인수하고 인질범과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인질협상팀원 1명이 2층에 있는 인질범과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어가고 협상팀 동료들은 주변에서 대화를 듣기만하고 직접 나서지 않는다.
협상팀원과 인질범 사이 신뢰를 쌓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인질범은 또다시 흥분하며 대화를 벌이던 창문을 닫고 안으로 숨었으며, 안에서는 인질 여성의 비명소리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경찰은 강제진입을 결정하고 현장에 대기 중이던 경찰특공대가 로프를 타고 옥상에서 낙하에 창문으로 진입하고,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들이닥쳐 인질범을 검거하고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인질극 상황은 대전경찰이 주도한 훈련상황으로, 전문 연기자를 인질범으로 배치해 각본 없이 진행됐으며 대전경찰 주요 형사·강력 담당자들이 진행상황을 지켜봤다.
대전경찰청 육종명 강력계장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인질사건에 대비해 인질의 안전한 구출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대전시민이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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