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한 충청 정가. '이완구 대망론'이 심하게 훼손당하고 충청 자존심을 일으켜 세울 주체가 당장 보이지 않는 충청 정가의 시계는 '제로(0)'다.
얼마나 다급한지, 심대평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일선 정치 현장에서 한 발 짝 비켜 서 있는 원로 그룹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심각하게 훼손되고 상처 입은 충청인의 자존심, 그간 충청 지역정당 출현이라는 공식으로 이어왔지만 현재 상황은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 보인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심대평 전 국민중심당 대표가 만든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은 영호남의 견제에 밀려 날개가 꺾이는 일이 계속돼왔다.
간만에 찾아온 충청대망론의 기치 아래 충청인들에게 이완구 총리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는 '가슴 설레는 이름'들이었다.
지역 정가는 새로운 리더십에 말을 아끼고 있다. 대안 부재론 속에서.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아산)은 “지역정당 출현으로 표가 갈려 영호남에 맞서기가 쉽지 않았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충청 표의 결집 효과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는 시간의 예술'이라고 했다. 지도자 한 명에게는 여러 사연과 곡절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 부재에도 현실 정치의 '초침'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내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의 정권 획득이 가시권 안에 들어오는 때라서다.
'그럼, 다음은 누구냐'
박근혜 정부의 최고 브레인으로 꼽히는 한 충청권 인사는 “리더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향해 달려갈 수 있고 다른 그룹에게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차단해주는 힘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며 “국정 전반에 힘이 될 만한 충청 인재를 적극 발굴하고 이 인사가 주요 자리에 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충청 총리들은 이 총리를 포함한 김종필, 이회창, 이해찬, 정운찬 전 총리 등 5명은 대권을 쥐지 못하는 '총리 잔혹사'를 이어갔다.
영충호 시대 개막을 선언했던 충청권에게 다시 시련의 시기가 닥쳤다.
한밭대 유병로 교수는 “원로그룹들이 나서서 지역민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고 소장파 그룹들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백기를 틈타 자신들의 입신 공간으로 삼거나 소지역주의에 휩싸여 갈등을 야기하는 세력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정관계가 똘똘뭉쳐야 한다”며 지역정당 출현을 경계했다.
여러 기류가 존재하고 있다.
뜨뜻 미지근한 자세로 아직도 충청 원로들은 현실 정치에 거리감을 두고 있다. 정치적 훈수에 대해 인색하다.
대체적으로 지금은 때가 아니고 납짝 업드려 있어야 할 때라며 여러 사람들의 역할론에 부정적이거나 언급을 회피하고 있어 충청인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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