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핵심역량의 시대]공부벌레 대신, 창의적 인재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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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핵심역량의 시대]공부벌레 대신, 창의적 인재 키우자

단순한 지식·학벌이 아닌 삶에 필요한 능력 '핵심 역량'… 충남교육청, 편성준비 본격화

  • 승인 2015-04-22 14:10
  • 신문게재 2015-04-23 9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충남교육청-중도일보 공동캠페인: 이제는 미래 핵심역량의 시대]

▲ '시장과 화폐의 발달' 수업에서 물물교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홍동중학교
▲ '시장과 화폐의 발달' 수업에서 물물교환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홍동중학교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지철)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화두는 '학생이 주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충남교육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슬로건도 '학생이 행복한 충남교육'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어떤 것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는 교육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행복한 교육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까? 물음에 대한 답은 학교 혁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학교 혁신은 김지철 교육감의 교육철학이 배어 있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학교 혁신은 아주 가까이 있다. 그리고 말처럼 거창한 내용은 아니다. '학생이 주인'이라는 이 말 한마디면 학교 혁신의 시작인 셈이다.

“학생에게 선생님을 돌려 줍시다.” 지극히 당연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을 놓고 보면 학생이 행복한 충남교육의 방향성은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이에 본보는 충남교육청과 함께 학생이 행복한 충남교육을 위해 '이제는 미래 핵심역량의 시대'라는 주제로 연중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편집자 주>

요즘 교육계에서 자주 쓰는 말중 하나가 미래 핵심역량이다.

경제용어로 출발한 핵심역량은 이제 인문사회과학 쪽으로 넘어가면서 인문소양교육, 즉 융합사고를 기를 수 있는 창의인성교육의 화두로 쓰이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해내는 힘, 즉 역량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역량은 말 그대로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고유하고 독자적이며 궁극적인 능력을 일컫는 말로써 미래 핵심역량은 글로벌시대와 더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연중 캠페인의 첫 시작으로 미래 핵심역량과 충남교육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왜 미래 핵심역량인지'를 이진철 충남교육청 혁신학교지원센터장의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 선거 포스터를 제작하며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과 조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br />/사진제공=홍동중학교
▲ 선거 포스터를 제작하며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과 조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홍동중학교
미래 핵심역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역량이란 본래 '직업 분야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역량은 단순히 지식습득의 양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기업에서는 이런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어느 개인이 가진 지식과 기술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관리 법과 직업적 역량의 상관관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즉 학벌이 좋다고 직무 수행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 사회가 새로운 가치 창출에 초점을 두는 정보화 사회로 변모하면서 미래 핵심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런 사회적 관심은 자연스럽게 학교 교육 내용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는 이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하는 새삼스런 물음 앞에 놓여 있다. 기존의 방식처럼 단순 지식을 암기하고, 암기한 양을 학력이란 이름으로 측정해 비교하는 일은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서 더는 의미가 있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근래들어 한국의 경제사회적 성장 동력 약화로 산업 정체 현상이 지속되고 신규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핵심역량은 미래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97년부터 12개 국가가 참여한 가운데 일명 'DeSeCo 프로젝트'를 추진해 2003년 '생애 핵심역량'을 제시한 바 있다. 생애 핵심역량이란 '한 개인이 전 생애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지식과 정보를 상호 활용하기 ▲타인과 관계 맺기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기 ▲장기적 전망을 갖고 행동하기 등이 포함된다.

선진국들은 이미 2000년대를 준비하며 핵심역량 중심의 학교 교육을 추구해 왔다. EU는 2000년 리스본 협약에서 핵심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하도록 각국에 권고했다. 영국은 국가 수준에서 범교과적 능력을 제시하고 있고, 프랑스는 지식과 역량의 공동기반을 중시하는 교육과정을 추구하고 있으며, 독일은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모든 주에서 실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캐나다, 호주 등 국가들도 국가 차원의 핵심역량을 교육과정에 도입하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 혁신'을 목적으로 미래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은 세 가지 점에서 전략적 의의를 갖는다. 첫째는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것으로, 그동안의 입시대비 지식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자 진정한 의미의 '학력'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지식습득의 양으로 학생들을 줄세우는 교육 대신에 학생마다 다양한 소질과 특성을 찾아내고 학생들끼리 상호 소통하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태도를 기르는 일이 중요하다. 둘째는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지적 영역(기초학습 능력, 정보처리 능력 등), 정의적 영역(자기관리 능력, 시민의식 등), 사회적 영역(의사소통 능력, 대인관계 능력 등)에 따라 학습 방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교육행정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장학의 개념과 방법이 달라져야 하며, 인사 행정 및 재정 역시 달라진 교육과정 운영과 조응하여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은 혁신적인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충남교육청이 힘을 실어 추진하고 있는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은 교육계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과업임이 틀림없으나 이를 추진하는 데는 도민 특히 학부모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대적인 관건이다. 교육청이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아무리 훌륭하게 설계한다 해도 학부모들이 가진 기존의 학력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학교 교육의 혁신은 요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청은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훌륭하게 도입하는 일과 아울러 학부모의 의식 전환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 과정이야말로 소통과 공감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소통하고 공감할 줄 아는 능력 역시 핵심역량에 해당한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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