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국공공연구노조가 제48회 과학의 날을 맞아 출연연 종사자 2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 정부 출범 이후 출연연의 연구환경은 78%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답변은 전체 응답자의 0.4%에 불과했다.
지난해 1단계에 이어 올해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해서는 92%가 '잘못된 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또 96.7%는 '연구기관 종사자들의 사기와 자율성 떨어트린다'는 입장이다.
공공연구노조는 “1단계 정상화 대책을 추진한 결과, 출연연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올해는 퇴출제(2진 아웃제), 누적식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등 2단계 정상화 정책 역시 연구기관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와 자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출연연들은 1999년 국무총리실 산하 3개 연구회로 소속된 이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소관 부처가 바뀌고, 연구회 수가 축소됐다.
지난해 미래부 소속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 일원화됐지만 이전 상황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게 과학기술계 현장의 반응이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는 2.5%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 부처가 기관장 선임이나 예산 배정, 운영 등 권한 독점은 물론 출연연의 과도한 지배와 개입에 나서면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실질적 권한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연구현장 안정화와 역량 강화의 시급한 해결과제로는 정부의 과도한 지배개입 중단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지배구조 개선,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 중단, 개인평가 및 기관평가제도 개선 등을 꼽았다.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허울 좋은 가짜 정상화를 강제하는 것은 연구현장을 더욱 황폐화시킨다”며 “연구현장의 실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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