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여파가 충남도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동안 도정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면초가에 빠지면서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도에 따르면 이 총리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2009년 12월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스스로 사퇴하기까지 3년여 동안 충남도백(道伯)을 지냈다. 이후 이 총리는 2013년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고 국무총리로 앉기 전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거쳤다.
그동안 도는 국비확보는 물론, 도 주요 현안사업을 추진하는 데 이 총리의 존재는 천군만마와 같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상황이 요동치고 있다.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공개 이후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남미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을 전후해 이 총리의 거취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총리가 만약 낙마하면 충남도는 든든한 원군을 잃는 셈이다. 무엇보다 국비 확보부터 문제다.
이 총리가 여당 원내대표를 지낼 지난해 말 도는 당초 목표였던 4조700억원보다 2655억원 많은 4조3355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같은 후광이 사라지면 앞으로 국비 확보 과정이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정 주요현안 추진도 문제다. 도는 얼마 전 대산~당진 고속도로, 수소연료전지차 육성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포함된 바 있다. 올 연말 예타통과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데 이 총리가 자리에 있고 없고는 천양지차라는 것이 도청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도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최근 여러 루트로부터 받는 달갑지 않은 '관심'도 부담스럽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 등이 최근 2013년 4월 4일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독대 진위공방을 확인하기 위해 충남도에 이 총리의 동선 확인 작업을 벌이는 것이다. 당시 도는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내포신도시 도청이전 기념식을 개최한 바 있고 당시 국회의원 재선거 새누리당 후보였던 이 총리는 이곳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도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의 존재는 충남도에 많은 도움이 됐던 것이 사실인데 현재 거취가 불투명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이후 도청 공직자들에게 언행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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