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이 뛴다]천혜의 경관살린 친환경 개발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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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이 뛴다]천혜의 경관살린 친환경 개발 속도내야

안면도 20여년간 지지부진 끝 결국 무산 신두리 사구 등 보존 밑바탕 목소리 높아

  • 승인 2015-04-20 14:15
  • 신문게재 2015-04-21 14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중도일보 연중기획 '2015, 충남이 뛴다' - ◇1부 ▲해양수산: 해양 강도 충남 - 서해안 레저 관광휴양벨트 조성

▲ 사막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천연기념물 제431호 '신두리 사구'는 인공시설물을 배제하고 자연상태 그대로 보전하는 것을 목표로 도가 힐링 관광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충남도 제공]
▲ 사막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천연기념물 제431호 '신두리 사구'는 인공시설물을 배제하고 자연상태 그대로 보전하는 것을 목표로 도가 힐링 관광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충남도 제공]
국제관광지로의 변모를 기대했던 서해안의 개발사업이 제자리 걸음이다.

주민들의 실망은 크지만, 이를 계기로 자연경관을 부각할 수 있는 관광지 개발의 시동을 걸 때다.

사실 충남 관광지 개발은 뭐하나 되는게 없다. 초등학생이 일일생활계획표라도 무시하듯 관광지 개발 계획은 자꾸만 변경ㆍ축소되고, 믿었던 민간사업자는 수익성 등을 이유로 슬그머니 발을 빼버린다.

정부도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이런 저런 이유로 지원에 인색하다. 되도록이면 예산을 움켜쥐고 안주려는 듯 째째해 보이기까지 하다.

특히 요즘 충남은 아산만 매립지도 평택에 빼앗기고 정부의 각종 개발계획에서 배제되는 등 소외감마저 든다.

이런 갖가지 사정에 도내 관광지 개발사업은 수 년에서 수 십년 째 제자리 걸음이다.

우선 안면도가 그렇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1989년 7월 기본계획이 수립된 뒤 1991년 2월 건설교통부로부터 309만4214㎡가 관광지로 지정된데 이어 1992년 12월 조성계획이 승인됐고, 1997년 재미교포가 운영하는 인피니티사와 공동투자를 위한 법인인 안면도관관개발(주)를 설립했지만 외자 유치 실패로 사업이 좌절됐다.

이후 1999년 6월 개발지역이 추가지정돼 총 규모가 386만2272㎡ 상당으로 늘어난 안면도 관광지는 2000년 세계적 무기상인 아드난 카쇼기 회장(알 나스르사)과 양해각서 및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2002년 9월 35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이듬해 5월 또다시 좌절됐다.

2006년 인터퍼시픽 컨소시엄이 새로운 관광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안면도 개발이 드디어 이뤄지는 듯 했지만, 지난해 7월과 8월 사업자는 당초 공모조건보다 대폭 축소된 개발만 고집하다가 올해 1월 결국 사업포기 의사를 밝혔다. 정부의 서해안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서도 가장 비중이 컸던 안면도 관광지 개발 무산의 상처는 크다.

2020년까지 1조474억원을 투입해 호텔, 콘도, 골프장, 테마파크, 기업연수원 등을 조성, 아시아의 지중해로 만들 것이란 부푼 꿈만 20년이 넘도록 주민들에게 심어줬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안희정 지사의 사과와 협의체 구성으로 인단락됐다.

자신이 아닌 전임 지사들의 계획이었음에도 모든 것을 뒤집어 쓴 안 지사의 대인배다운 면모는 돋보였으나, 수십년간 이어온 정부정책과 도정의 결말을 보지 못한 주민들의 분노가 더 컸다.

이와 함께 대천해수욕장은 관광객이 더 이상 늘지 않고, 주변 상인들은 생활고를 토로하고 있다.

보령시 한 공무원은 “보령머드축제 등 대천해수욕장의 관광객 수는 숫자놀음일 뿐 실제 체감하는 관광객은 눈에 뻔히 보일 정도로 줄었다”고 고백했다.

대천해수욕장은 현재 과도기로 보인다. 무질서하게 뒤엉켜 음주가무를 즐기던 젊은이들로 가득찼던 곳이지만, 앞으로는 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는 깨끗한 관광지로 만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시는 노점상들의 장사를 금지시켰고, 해안에서의 음주를 자제토록 했다. 때문에 모래사장에서의 낭만을 즐기던 젊은이들이 전과 비교해 대거 사라진 것이다.

이처럼 충남 서해안 개발은 뭔가 거창해 보였던 분위기가 잠잠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이 중단된 것은 아쉽지만 안면도는 2002년 꽃박람회를 기점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수도권과의 근거리 이점을 등에 엎고 '아름다운 휴양지'이라는 인식이 굳어졌으며, 대천은 '머드'를 이용한 축제와 상품 등이 히트를 친 것만은 분명하다.

당진 왜목마을의 해돋이ㆍ해넘이 관광객도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선 국제꽃박람회의 흥행을 기억하며 전 세계인이 안면도하면 '꽃'이 떠오를 수 있도록 대규모 꽃밭 등을 조성ㆍ관리 하자는 친환경적인 개발 제안도 나온다.

태안이 최근까지 꽃과 빛 축제로 사랑받는 것을 보면 이런 계획도 충분히 현실성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해안의 모래사장이나 사구에 시멘트 구조물 등을 설치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한다. 파도가 들이치는 것을 막지 말고 최대한 내버려 둬야만 모래가 실려 오면서 그것들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 등 여행객들이 꼽는 국제관광지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잘 보존한 곳이다. 환경보전이야말로 서해안 레저 관광휴양벨트 조성에 있어서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도 관계자는 “최근 도가 추진하는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살리기 정책이 아름다운 경관 보존의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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