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모임은 지역 발전 견인 및 지역 출신 인사들의 인맥 연결 및 친목 도모에 큰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2000년 창립을 주도한 충청포럼은 운영 주체가 사라져 사실상 존폐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3500여명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충청포럼은 출향 인사들의 '고향 사랑' 결집과 지역 발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충청포럼은 주로 운영위원 중심으로 1년에 2~3차례 정도 정기적, 또는 비정기인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향우회와 달리 일종의 '이너서클'로 이름깨나 알려진 정치권 인사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금품 메모' 정치적 사건에 연루됨에 따라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충청 포럼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정도다. 한때는 충청포럼 인맥을 통해 정관계 진입을 시도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게 출향인사들의 전언이다.
'백제의 미소'라는 뜻의 백소회도 충청 출향 인사들의 모임이다. 지난 1992년 11대 의원을 지낸 논산 출신의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이 주도해 만든 단체다. 백소회에는 지역의 정관계 인사 등 100명 이상이 가입해 있다. 충청 출신 명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달 주요 인사들이 '호스트'가 돼 지역 현안과 회원 근황을 주고 받는 친목 단체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지난 17일 열린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4월 모임은' 성 전 회장의 자살 여파로 참여 인원들이 크게 줄었다.
고정적으로 나오던 현직 정부 고위 인사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정국이 혼란에 빠지자 괜한 참석으로 인한 정치적 오해를 받기 싫다는 판단 때문이로 해석된다.
이날 모임에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총무 역할은 하는 임 회장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 당시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반사모)'을 조직한 것 때문에 반 총장과의 인연이 각별한 것으로 외부에 알려져 있다.
운영주체가 별세한 충청포럼은 일정 기간 조직 체계를 가다듬어야 정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번 정치적 타격으로 존립 자체가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백소회 역시 매월 친목 모임을 이어가 왔으나 출향 인사들의 참여 기피 현상이 심화될 경우,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향 인사 A씨는 “성완종 리스트 불똥이 출향인사들의 모임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지금은 어디를 가든 어느 출향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느냐고 대어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충청이 어려울 수록 출향인사와 지역이 연계해 여러 오해를 사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적극 해명하고 충청의 힘을 키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이번 기회에 더 설명하고 활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황명수·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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