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 꽃과 식물공예의 한 장르인 꽃누르미 전도사를 자임하는 아줌마가 있다. 김형해(49·사진)씨다.
김씨는 (사)한국꽃누르미협회 이사이자 꽃누르미 동호회인 '꽃무지 풀무지' 회장이다. 국내에선 유명한 꽃누르미 초대작가 겸 지도강사다. 일반인들에게 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작품으로 승화시켜 주는 전령사다. 최근에는 시인으로 등단, 또 다른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꽃누르미는 식물의 색소를 최대한 보호하며 눌러서 평면적으로 건조시키고 보관하는 기술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한자로는 압화(押花)다.
길가의 작은 이름 모를 꽃, 무심히 지나치는 작은 풀잎 등을 비롯해 생화,낙엽, 분화 등을 그 모습 그대로 액자나 작은 소품 등으로 우리 생활 깊숙이 끌어들여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식물 공예다.
누구나 한번 쯤은 낙엽이나 네잎 클로버를 책갈피에 넣어 말린 후 꺼내 보거나 편지 혹은 엽서 등에 붙여 그리운 사람에게 보냈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 또한 꽃누르미인 셈이다. 꽃누르미는 지난 80년대부터 압화로 국내에 조금씩 알려진 뒤 90년대 후반부터 일반화됐다.
김 씨가 꽃누르미 전도사가 된 것도 꽃과 식물, 자연사랑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1년 꽃가게를 운영했는데 아름다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재고로 버려지는 꽃과 식물에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폐기되는 꽃과 식물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 까 알아보던 중 꽃을 보존해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꽃누르미를 알게 돼 짬짬이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강사 및 지도자 과정을 거쳐 꽃과 식물도감 책자를 끼고 산과 들로 다닌 지 15년째를 맞았다.
김씨는 “들에 나가 식물을 채집하다 보면 자연히 꽃 이름을 알게되고 색감각을 익혀 자연공부와 미술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식물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 휴양림이나 국립공원 등에선 채집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과 문화센터, 문화원 등에 강좌를 개설해 후진 양성에 열심인 김 씨는 초대작가로서 대한민국 압화대전 우수상과 고양세계압화공예대전 특선 등 수많은 대회에서 입상했다.
그는 자신의 꿈도 갖고 있다. “농촌에 교육용 체험농장을 만들어 청소년 등에게 꽃과 식물, 원예를 제대로 알려주고 꽃누르미와 꽃차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며보고 싶다”고 말했다.
계룡시에 위치한 작업실이자 공예방에서 꽃잎과 식물을 정리하던 그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했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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