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동문 출신의 기업가가 자신의 젊을 시절을 되뇌며 가슴 따뜻한 기부를 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반도체 LCD 장비 제조분야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AP시스템(주)의 정기로<사진> 대표.
그는 최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 약 9000만원 상당의 시제품 제작용 3D 프린터를 기부했다. 현재 기업체를 운영하는 정 대표는 젊은 시절 ETRI에서 꿈을 키웠다.
ETRI 반도체 분야에서 8년간 근무한 뒤 창업이라는 과감한 도전에 나서 1994년 AP시스템을 설립했다. AP시스템은 반도체, LCD, AMOLED, LED 장비 제조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유망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 대표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 알에프세미(대표 이진효), 빛과 전자(대표 김홍만) 등과 함께 4억2000만원을 기부했다.
ETRI는 디지털아트 미술가인 류재하 경북대 교수가 제작한 '미디어첨성대'를 구입, 연구원 본관동 앞에 설치했다.
100만개의 LED로 만들어진 미디어첨성대는 ETRI의 상징이 되고 있다.
ETRI는 이번에 기증받은 3D 프린터를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내 창업공작소에 설치했다. 예비창업자나 학생, 중소기업 등이 편리하게 사용, 창의적 아이디어를 맘껏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증된 3D 프린터는 준산업용 제품으로, 플라스틱 부품 제작과 고정밀 형상 표현이 가능해 다양한 형태의 시제품을 미리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창업공작소에 있는 4대의 3D 프린터와 연동도 가능하다.
정 대표는 “1994년 ETRI에 안주하지 않고 창업이라는 도전에 나서 지금의 기업을 일궈냈다”며 “이 기부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한편 ETRI 김흥남 원장은 지난 7일 AP시스템 본사를 찾아 정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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