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회동 이후 국정 운영과 정치권이 성완종 발 블랙홀에 빠져 '멘붕' 상태다. 사태를 차단하기 위한 긴급 회동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4·29재보선 지역 4곳에서 전패 위기감에 빠졌고 야당은 야당대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적극 대응하면서 기존의 '지역 일꾼' 전략을 강조하고 있으나 현재의 국면을 전환하지 않고서도는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존의 유능한 경제 정당과 함께 정권심판론을 같이 꺼내들면서 4곳에서 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터져 나온 야당 인사의 성완종 리스트 등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 거취 문제를 둘러싼 충돌음이 갈수록 커져 정국 운영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박 대통령의 순방기간과 겹쳐 사실상 '국정 공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가 열리는 23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은 지난 주말까지 이 총리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귀국 당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해 '성완종 리스트' 효과를 극대화한 뒤 29일 국회의원 재보선을 치르고 30일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는 일정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미 총리를 경질시키로 방침을 세운 게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시한부 총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순방 종료까지 총리직이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부 언론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야당 중진 의원 7~8명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 진위 여부를 파악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중이다.
친이계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 출국전 사과를 했어야 했다고 공격했고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이 총리의 즉각적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여권 일각에서도 친박과 친이의 계파 파열음이 드러나고 있다.
국회도 표류 상태다.
지난 한주 내내 대정부 질문에서 정책질의 대신 이 총리 사퇴 촉구 공간으로 바뀌었고, 20일부터 시작되는 상임위에서도 '이완구 청문회' 2라운드가 전개될 것으로 보여 4월 국회는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성완종 메모에 거론된 것을 따지기 위해 운영위 소집도 요구하고 있어 여야간 '힘겨루기' 양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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