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설동호 교육감이 이끄는 대전시교육청의 경우 별다른 추모 일정이 없는 반면, 진보 성향의 최교진, 김지철 교육감이 수장인 세종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은 13일부터 17일까지 '세월호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추모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세월호 추모 마저 이념에 따라 좌우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대전시교육청은 별다른 추모기간 지정 없이 13일부터 17일까지를 '안전 교육강화기간'으로 정하고 15일 학원차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 점검에 나섰다.
대전교육청은 16일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게시하고 이날 하루간 교육청 직원들의 추모 리본을 착용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주관하는 시교육청이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을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방식치고는 지극히 '간소하고 형식적인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전교육청은 일선 초·중·고교에 학교 자율적으로 추모 행사를 실시하도록 공문을 시달했다고 밝혔지만 교육부 공문을 그대로 전달한 수준에 지나지 않고, 일선 학교의 자체 추모 행사도 홈페이지에 추모 배너를 띄우는 선에 그쳤다.
평소 마당발 보폭을 보이는 설동호 교육감의 16일 추모 관련 일정도 없다. 설 교육감은 15일 수학여행을 떠나는 대전월평중 학생들 배웅을 하는 것으로 관련 일정을 마쳐 근무중 각종 단체 행사에 참석하거나 공주나 인천 등의 타지역 행사까지 참석해 구설수에 오르내리던 평소 행보와는 대조를 보였다.
추모 기간인 14일부터 근무를 시작한 이중흔 부교육감 역시 “다른 교육청은 가면 이·취임식을 한다. 전북이나 전남(도교육청) 갔을 때는 (취임식에서) 얘기하게 하고, 떠날때도 이임식도 해주시고 그랬다”며 “(언론에서 취임식에서)말씀 드린 것도 없는데 말씀 드린걸로 써주셨다”며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한 것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15일 학생과 교사, 학교(원)장, 교육청 직원 등과 함께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으며, 충남교육청은 16일 추모 묵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학생들의 추모 분위기마저 좌우 된다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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