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전 회장은 공개된 편지에서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서산시민과 태안군민 여러분, 촉촉한 눈가의 이슬이 안경렌즈에 떨어지지만 닦으며 닦으며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주셨던 따뜻한 마음과 사랑에 감사의 글을 올리고 검찰에 출석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 고향 서산·태안은 제가 힘들고 어려울 때 포근히 감싸주고 위로해 주며 새로운 힘을 돋게 해 준 어머니의 태반이었고 성장판이었다”며 가난한 집안사정이 모친이 돈을 벌러나간 것과 모친를 찾아 무작정 서울로 떠났던 자신의 일화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그는 이 때를 일컬어 “힘든 시대의 십자가였지만 고귀하고 소중한 삶의 수채화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저는 이제 정치적인 파고의 소용돌이 중심에 서 있으나 정치적으로 원한을 살 일을 하지 않았다”며 “기업인으로써도 결코 상식에 벗어나거나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일은 하지 않았음을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당국이 저를 압박하고 있다. 자원개발을 통해 국민 세금을 떼먹은 파렴치범으로 확정해 언론에 실시간으로 제공해 부도덕한 사람으로 매도해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뒤 “자원개발은 실패 확률이 높아 많은 기업이 기피하는 분야로, 정부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성공조건으로 지원하는 정책이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산하 공기업이 1대 주주가 되어 공기업 책임하에 개발하는 구조”라고 강변했다.
이어 “이럴 수는 없다. 근 한 달여간 자원개발과 관련해 주요방송사와 언론을 통해 저와 가족을 무참히 난도질을 했으면 자원개발과 관련해 횡령한 게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그러나, 검찰은 궁지에 몰리자 저의 개인의 비리로 몰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 활동을 하면서 기업에 손해를 끼치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무한한 책임을 질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떼먹은 사람으로 매도한 사법당국의 처사는 저를 사지로 내모는 것이다. 저는 결코 국민의 세금 단 1원도 사욕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완종 전 회장의 삼우제(三虞祭)가 이날 서산 음암면에 마련된 묘소에서 승훈·정수 씨를 비롯한 유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조용히 치뤄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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