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원장을 고소해야 할 지 참고 지내야 할 지 고민해야 했다. 원장을 상습강제추행죄로 고소할 경우 직장에서 잘릴 수도 있기 때문.
이들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고민 끝에 원장을 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는 경찰에서 그동안 원장에게 당했던 일들을 털어놨다.
가장 선임자인 A씨(40)는 2013년 5월 공주 한 횟집에서 회식하던 중 원장 B씨(52)가 자신의 허벅지와 엉덩이 부위를 손으로 만져 추행했다고 했다.
C씨(27)도 같은 해 6월 공주 한 식당에서 회식을 할 때 원장이 어깨를 끌어안고 옆구리 부위를 만져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병원에서 가장 막내인 D씨(22)씨는 같은 해 5월 공주 한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원장이 몸을 팔로 감싸안고 팁이라며 1만원을 주겠다는 핑계로 강제추행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이런식으로 원장에게 수십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상습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원장 B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유죄가 인정됐다.
대전지법 공주지원은 원장 B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병원 원장이 간호조무사인 피해자들을 여러 차례 추행한 것으로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징역형 선택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강제추행에 대한 상습성은 인정되지 않아 무죄판결했다.
원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피해자들은 허탈해 했다. 직장까지 잃어가며 큰 용기를 냈는데, 가해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의사로 복귀하는 상황을 봐야했기 때문이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이 직장까지 잃어가며 고소한 사건인데, 이에 비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조금 약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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