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형 원자로 유럽시장 뚫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형 원자로 유럽시장 뚫었다

  • 승인 2015-04-13 20:13
  • 신문게재 2015-04-21 25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 과학·정보통신의날 특집-한국원자력연구원

우리나라가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이하 연구로) 개선사업 국제 경쟁입찰 수주하며,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원자력 기술수출 사업 기록했다.

그동안 하나로(30MWt) 자력설계·건조·운영(1995년), UAE 상용원전(1400MWt) 수출(2009년), 요르단연구로 시스템(5MWt) 일괄수출 달성(2009년), 수출용 신형 연구로(20MWt급) 구축 착수(2012년~)를 비롯해 2009년 태국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 2012년 말레이시아 연구용 원자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 사업추진 등 꾸준히 기술확보 및 수출을 진행해 왔다.

▲연구용 원자로는 무엇인가=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핵분열로 얻은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연구용 원자로는 핵분열로 발생한 열은 날려버리고 중성자만 활용한다. 이를 통해 의료용 및 산업용 동위원소를 생산하고, 핵연료 및 원자력 재료 성능 실험, 물질 구조 연구 및 신물질 개발 등을 수행하는 역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995년 하나로 가동을 시작한 이후 연구로 주요시설 설계연구, 중성자 이용연구 등 기초·응용연구, 방사성 동위원소 등 의료제품 생산 등 연구로 관련 기술력을 쌓아 왔다.

특히 하나로 및 냉중성자 실험시설을 이용하는 중성자 이용연구는 전자부품, 컴퓨터칩 등 개발에 활용되는 나노소재 원천기술 개발, 난치병 치료에 활용되는 약물전달 물질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실험시설을 벤처 및 중소기업들에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수주에 성공한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로 역시 '냉중성자 연구' 활성화를 위해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개조사업 내용의 핵심이다.

▲OYSTER 프로젝트(델프트 공대 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 사업 수주 요인과 의미=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에 이번 사업 수행을 통해 구축될 동일한 냉중성자 연구시설(CNRF:Cold Neutron Research Facility)을 설계부터 정상운전까지 자력으로 완성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특히 OYSTER 경우와 같이 가동 중인 원자로라는 고방사선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냉중성자 설비를 설치했다는 것이 발주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과 컨소시엄 구성사,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팀워크가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 사업수주를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 구성사들은 하나로 냉중성자 연구시설 구축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총리,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 연구로 등 원자력 기술 분야에 대한 지속적 협력과 관심을 적극 표명하는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정책적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유럽 지역은 세계 최고 성능의 연구로인 프랑스 ILL, 독일 FRM-2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연구로 분야 기술력에서도 최고를 자부하지만 이번 AREVA(프랑스), NUKEM(독일)-NIEKET(러시아) 컨소시엄 등 쟁쟁한 유럽 원자력 기업이 참여한 입찰에서 우리나라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연구로 시장 공략 무대를 유럽까지 확장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또 네덜란드는 현재 운영 중인 연구로(HFR)의 노후화로 인해 신규 연구로 건설 프로젝트인 PALLAS 사업을 재추진(2007년 국제입찰 진행 후 무효화)할 것으로 전망돼 이번 사업 수행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해당 사업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기술의 경쟁력 및 향후 수출 계획=우리나라는 하나로 자력 설계·건조·운영 경험과 요르단 연구로 시스템 일괄수출 달성, 수출용 신형 연구로 구축, 네덜란드 연구로 개선사업 수주 뿐 아니라 러시아·리비아·말레이시아 등 총 10여개 국가에 30여개의 연구로 기술을 수출하며 풍부한 경험을 확보했다. 기존 사업들을 통해 연구로 핵심계통 설계 및 건설 기술을 입증했다. 또 23기의 상용원전 건설경험으로 원전 기기제작사들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첨단 기술력이 요구되는 냉중성자원과 시설 계통, 중성자 유도관을 자체 개발한 데 이어 냉중성자 산란장치도 자체적으로 개발·설치하고, 성능 검증과 안전운영 체계 확보를 완료했다. 현재 세계에서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러시아, 헝가리 등 7개국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냉중성자 연구시설은 품질 면에서 프랑스, 미국 등에 이어 세계 3위권의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세계 246기의 연구로 중 60%는 40년 이상 지났고, 향후 20년 내 신규 및 기존 연구로 대체수요가 30~50기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업수주를 통해 제고된 국가 원자력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향후 세계 연구로 시장 선점 뿐 아니라 상용원전 수출 등에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연구로의 경우 연구로 시스템 신규 건설 수요와 노후설비 개선을 위한 기기·설비 교체·핵연료 공급 등 다양한 파생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우리나라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연구로 핵연료 시장 및 연구로 시장 진출 확대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영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