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여권 실세들의 이름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면서 친박계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도 위기감에 휩싸였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재보궐선거 등 이슈 많은 4월 정국은 예측이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에는 김기춘, 허태열, 이병기 등 전·현직 비서실장의 이름이 망라됐고 이완구 총리,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의원,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유력정치인의 이름이 올라 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유력 정치인들 명단에 오른 8명 가운데 홍준표 지사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새누리당 친박계의 핵심인사들이다. 이들의 이름 옆에는 적게는 1억원에서 7억원까지 금품액수가 병기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액수인 것으로 추정됐다.
성 전 회장은 사망하기 전 가진 언론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10만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는 7억원을 줬다고 밝힌 바 있고 돈의 용도와 관련해서는 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후보경선과 관련된 것임을 나타내주는 주장을 했다. 대통령 선거 경선자금이라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자 권력핵심인 여권 수뇌급인사들의 거액 수수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를 제외한 여야 다수 의원들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4월 정국에 연쇄파장이 미칠 경우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굵직한 정치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후보자 등록과 함께 본격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는 4·29 재보궐선거 판세도 출렁거릴 조짐이다. 박근혜정부 집권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심판보다는 지역일꾼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던 선거 전에 '성완종 리스트'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새정치연합이 전방위 공세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여권에는 커다란 부담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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