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계속해온 구조조정이 일률적인 정원 감축에 머무르면서 신입생 정원 20명 이하의 학과들이 대거 속출하자 나온 고육지책이다.
다만 대학 차원의 일방적인 구조 개혁 대신 교수회와 머리를 맞대고 단계적인 공청회를 여는 등 구성원 반발 최소화에 부심하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목원대 기획예산처와 교수협의회는 지난 9일 '대학구조조정을 위한 1차 공청회'를 열고 이수현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의 '대학 구조조정 현황과 전망'과 교수협의 구조조정 특별위원회의 '학과구조조정시 교원신분보장관련 규정'에 주제 발표와 함께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열린 1차 공청회에서 이수현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강제적 평가와 정원 감축만을 밀어 붙인다면 대부분의 대학이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감소를 위해 교·직원을 동반 감축하거나 교육 투자를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생존 전략을 수립하기가 쉽다”며 “교육의 질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과 사립대학 개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 차원의 구조조정 방향도 나왔다. 박덕규 기획예산처장은 “지금까지 정원 조정만 추진하면서 20명 이하의 학과들이 속출하고 15명 이하의 정원도 생겼다. 전체적인 하향 평준화”라며 “올해 60개 전공에서 40개 전공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학과들에게 공문을 발송해 자율적 구조조정을 적극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제선 (사)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는 “대학내 구성원들이 대학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마치 침몰하는 배안에서 포커를 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구조 조정을 전체 학과의 정원에서 1/n로 줄이기만 했다. 이제 1/n로 정원 조정을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청중 토론에서 기영석 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성장하고 상대적으로 이득을 받는게 얼마나 많은데 지방대와 수도권 대학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학이지만 공교육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국립대에 비해 정부 지원이 적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목원대는 5월경에는 한남대, 배재대, 대전대 등 주변 대학의 구조 조정 사례를 해당 대학 교수를 초정해 2차 토론회를 진행하고, 3차 토론회를 열어 8월중 교수회와 본부의 의견을 모은 최적안의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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