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28·사진)씨는 유쾌한 여대생이다. 재수를 통해 대학에 들어왔고, 전공을 바꿔 오른 유학길에서는 막다른 벽도 마주했다.
화덕을 만들기까지 몇번의 실패도 맛봤지만, 오뚝이처럼 그녀를 지탱한 것도 바로 그 유쾌함과 건강함이다.
이번에 문을 연 '건축과 화덕'은 이러한 그녀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공간이다.
마치 오래된 고서점을 들어온 것 같은 고풍스런 분위기는 전공인 건축학을 살려 4개월 손수 작업한 결과물이다.
가게안을 차지한 식탁과 의자도 그녀가 수작업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앞으로 내놓을 피자와 빵들도 직접 나무를 뗀 화덕에 굽고 저온 숙성을 거친 수제품들이다.
건축학도가 피자집을 열게된 것은 무엇일까?
충남대 건축학과 5학년에 재학중인 이씨는 개인주택의 단열 문제를 고민했다고 한다.
“단독 주택의 경우 연료비가 굉장히 많이 나오잖아요. 좋은 효율을 손쉽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단열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독일에서 요리를 공부했던 사촌오빠가 가게를 사업을 준비했는데 잘 안됐어요. 오빠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제가 공부한 단열과 요리를 접목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단열을 이용한 화덕 피자가 어떨까 생각했어요.”
몇번의 실패끝에 이씨가 개발한 화덕은 일반 화덕보다 3분의 1정도의 연료만 가지고도 열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씨는 “일반적으로 화덕 피자집의 화덕은 가스 설비가 돼 있어 나무와 가스를 병행한다. 하지만 우리 화덕은 순수하게 참나무로 뗀 화덕으로 피자를 구워낸다”고 말했다.
앞으고도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참나무로 뗀 건강한 화덕 피자를 선보일 계획이다.
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하기까지 과정에 대해 그녀는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건축과 화덕'이 둥지를 튼 유성 조복란 복집 1층 한켠은 바로 조복란 복집 사장이 무료로 임대해 준 공간이다.
“사장님께서 이 공간을 학교에 기증을 해주셨어요.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대신 수익금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어려운 학생들 장학금으로 내놓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여기에 초기 창업 자금은 학교와 대전시의 창업자금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학교 멘토링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다. 이씨는 “학교의 멘토링 프로그램이 도움이 많이 됐다. 멘토링을 통해 만나는 분들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또 그분들과의 인적 네트워킹은 돈으로도 살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제 막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두려움도 크지만 설렘도 크다.
“제 좌우명이 엎어졌을 때 엎어진 자리에서 땅을 파자예요. 결국 주어진 자리에서 할게 있고, 또 열심히 하다 보면 다른 좋은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주말마다 들고나가는 카메라로 앞게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볼 계획이라는 이 씨는 젊음의 특권인 도전을 몸소 선보이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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