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정개특위 소속 의원들이 전체회의에서 먼저 불을 지피고 나서자 여야가 갑론을박을 통해 논란의 외연을 확대해 가는 분위기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300명의 의원 정수가 OECD 등 선진국 기준에 비해 적지 않느냐며 선관위의 가이드 라인 표명을 촉구했다.
선관위는 입법과 관련 모든 것은 국회에서 결정해달라며 한발 물러났다. 의석수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국민 여론을 의식한 선관위의 정치적 언급으로 해석된다. 여야도 정치 불신이 높은 우리 정치 현실에서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갖고 있다.
여론이 선거구 조정보다는 의원 숫자늘리기로 번져가자 여당이 금을 긋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를 늘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31일까지 가동될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 증원문제가 선거구 획정과 함께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정개특위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는 받지 못하는데, 정개특위를 시작하자마자 우리 밥그릇을 늘리자고 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면서 “지금 직장인들은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줄이는 판에 유독 국회의원 숫자만 늘리자는 것은 안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의정치 활성화를 위해 선진국 수준으로 인구 대비 의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지만, 지역구 숫자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비례대표 숫자를 대폭 늘리자는 게 '의원정수 증원론'의 요지다.
정개특위 소속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선관위가 제시한 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100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의원 정수를 늘려 대표성을 강화하는 대신 의원 특권은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여야는 표면상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증가시키자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지만,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국회 차원에서의 논의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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