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핫클릭!] 시속 700km, 그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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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핫클릭!] 시속 700km, 그들이 온다

  • 승인 2015-04-02 13:48
  • 신문게재 2015-04-03 17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비수기로 꼽히는 4월 극장가에, 올해는 흥행질주가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우빈 주연의 <스물>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더 세븐>(이하 분노의 질주 7)가 개봉하면서 '쌍끌이 흥행'이 기대된다. 영화계 관록파 배우들의 영화가 오는 9일 같은 날 개봉될 예정이기도 하다. 박근형, 윤여정 주연의 황혼멜로 <장수상회>,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의 <화장>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첫 공포영화 '팔로우'도 개봉, 호러영화팬들의 눈길을 끈다.

'슈퍼카 총출동' 흥행의 끝은 어디인가

▲분노의 질주 7=2001년부터 시작된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 7번째 작품이다. 역대 최고 제작비 2억5000만 달러(약 2761억원)가 투입됐다. 일본 도쿄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넘나들며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분노의 질주'가 낳은 최고의 스타였던 폴 워커가 영화 촬영 도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작이기도 해 더욱 관심을 끈다. 폴 워커의 사망으로 촬영 포기를 고민하던 제작진은 마지막 장면을 비롯해 미처 촬영을 하지 못한 일부 장면은 폴 워커의 친동생이 대신하게 하고 그 위에 폴 워커의 얼굴을 입혀 완성했다고 한다.

더욱 강렬해진 액션과 압도적인 스케일로 중무장했다. 지난 시리즈보다 모든 면에서 진화된 슈퍼카들이 등장, 자동차 액션의 기준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이다. 약 39억을 호가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 알려져 있는 '라이칸 하이퍼스포트'가 아부다비 고층 건물 3채를 연달아 통과하는 장면이 화제이다. '라이칸 하이퍼스포트'는 세계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며 2013년에 단 7대만 생산된 한정판 슈퍼카이다.

화물 수송기에서 슈퍼카에 탄 채 스카이다이빙하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애리조나의 3600m 상공에서 실제로 슈퍼카를 떨어뜨려 완성했다고 한다. 시속 200㎞가 넘는 속도로 낙하하는 슈퍼카의 모습이 생생하다.

6편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23억8000만 달러(한화 약 2조508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2013년 개봉한 6편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이 179만명을 동원하며 시리즈 최고 기록을 세웠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후속편으로 갈수록 관객 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6편의 흥행기록을 넘어설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거대 범죄 조직을 소탕한 뒤 전과를 사면 받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도미닉(빈 디젤)과 멤버들. 하지만 평화도 잠시, 한(성 강)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어 도미닉의 집이 순식간에 폭파당한다. 그들을 제거하려는 최악의 상대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의 등장으로 도미닉은 다시 한 번 역대 최강의 멤버들을 불러 모아 숨막히는 반격을 결심하는데….

70대 연애초보의 특별한 러브스토리

▲장수상회=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자 첫 번째 러브 스토리영화이다. 70살 연애초보 '성칠'(박근형)과 그의 마음을 뒤흔든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의 특별한 러브스토리를 그렸다.

틈만 나면 버럭,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성칠'. 오래도록 장수마트를 지켜온 모범 직원인 성칠은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은 넘쳐도 배려심, 다정함 따윈 잊은 지 오래다. 그런 성칠의 앞집으로 이사 온 고운 외모의 '금님'. 퉁명스러운 공세에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소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성칠은 당혹스러워 하고, 그런 그에게 갑작스레 금님은 저녁을 먹자고 제안한다. 무심한 척 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성칠. 장수마트 사장 '장수'는 비밀리에 성칠에게 첫 데이트를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성칠과 금님의 만남은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 금님의 딸 '민정'까지 알게 된다.

모두의 응원에 힘입어 첫 데이트를 무사히 마친 성칠은 어색하고 서툴지만, 금님과의 설레는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이 금님과의 중요한 약속을 잊어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뒤늦게 약속 장소에서 금님을 애타게 찾던 성칠은 자신만 몰랐던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박근형은 '회장님' 전문배우로 그동안 보여온 카리스마와 냉철한 이미지를 벗고 70살 연애초보로 분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소녀 감성의 '금님'으로 변신한 윤여정의 새로운 모습도 기대된다. 온기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정겨운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장수마트의 사장으로 오랜 시간 성칠과 함께 해 온 '장수'역에 조진웅이 출연, 다양한 연애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한지민이 금님의 딸 '민정'으로 나온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딸의 모습을 통해 모녀간의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황우슬혜, 문가영, 그룹 EXO의 찬열도 가세했다.

“종종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데, 어떤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계절이든 무척 소중하다. <장수상회>의 성칠과 금님이 맞이한 아름다운 계절 속 사랑처럼 사랑은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귀한 것, 그렇기에 절박하고 애틋한 것이라 생각한다”는 강제규 감독의 말이 인상적이다.

병든 아내 앞에 흔들리는 중년남성

▲화장=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다. 임 감독의 작품 <만다라>(1981), <태백산맥>(1994), <축제>(1996) 등에 출연해온 배우 안성기가 <취화선>(2001) 이후 10여 년만에 임 감독과 호흡을 맞춘 8번째 영화이다. 온화하고도 불안하고, 충만해 보이는 듯하면서도 텅 비어 있는 중년의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안성기를 통해 온전히 그려졌다는 평이다. 임 감독이 “<화장>은 안성기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후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등으로 한국영화사에 족적을 남겨온 명필름의 2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암에 걸려 죽어가는 아내(김호정)를 두고 젊은 여직원(김규리)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중년남자 오상무(안성기)의 이야기다. 흔들리는 중년 남성의 섬세한 감정을 오상무의 상상과 대비되는 처절한 현실을 통해 사실감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화장>은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비롯, 토론토 국제영화제, 밴쿠버 국제영화제 등 세계 16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토론토 영화제에서는 “인생, 죽음, 사랑에 대한 성숙하고 강렬한 시선”이라는 평을,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진정한 마스터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 <침향>, <플란다스의 개>, <나비>, <꽃피는 봄이 오면> 등에 출연한 김호정이 오상무의 아내 '정진경'역을 맡았다. 암 환자로 병든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혹독한 체중감량은 물론 삭발까지 감행했다. 남편 오상무의 도움을 받아 몸에 묻은 오물을 씻는 장면에서는 온몸을 드러내는 열연을 펼쳤다. 안성기가 “가장 어려우면서도 좋아하는 장면이 김호정씨와 연기한 욕실 장면이었다”고 평했을 정도이다.

“그날 밤, 나는 모처럼 깊이 잠들었다. 오랜만에 자 본 아주 깊고 깊은 잠이었다.” 4년의 투병 끝에 아내가 죽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딸의 오열에 오상무는 암이 재발했다는 말을 듣고 터트린 아내의 울음소리를 떠올렸다. 화장품 대기업 중역인 오상무는 헌신적이고 충실한 간병인이자 남편이었다. 장례식장은 어느새 손님들로 가득하고, 부하직원들은 오상무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서류들을 가지고 온다. 신규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광고 카피와 부분 모델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도 오상무의 신경은 다른 쪽에 집중된다. 까만 바지 정장을 입고 문상을 온 부하직원 추은주는 오랜 기간 오상무의 연모의 대상이었다.

조금씩 조여오는 보이지 않는 공포

▲팔로우='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저주'를 광고문구처럼 젊은 취향의 완전히 새로운 공포 영화를 표방한다. 미국에서 지난달 개봉, 흥행에 성공했다. '정중동'의 미학을 지닌 공포영화라는 평이 돋보인다.

연쇄살인마나, 귀신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성관계를 통해 옮겨붙는 '그 것'이 느리지만 치명적인 공포를 준다. 주인공을 위협하는 불특정한 실체인 '그 것'들은 절대 뛰지 않고 걷기만 한다. 숨가쁜 추격 같은 것도 없고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나 유혈이 낭자한 잔인한 장면도 없지만 찰거머리처럼 은근히 조여드는 공포가 심장을 쪼그라들게 한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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