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관광 시켜준다더니…버스타자 약장수로 돌변

액상차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8200명 대상 40억 가로채 덜미

▲ 과장광고 통해 팔린 액상차 1일 충남지방경찰청사에 경찰이 압수한 액상차가 놓여 있다. 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평범한 식품을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해 내다 판 혐의로 65명을 붙잡아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단순 액상차를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노인들에게 판매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일 일반 액상차를 당뇨와 혈압 등 질병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해 전국의 노인, 부녀자 등 8200여명에게 판매한 일당 65명을 붙잡아 총책 이모(63)씨와 홍보강사 선모(57)씨를 식품위생법 및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6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20일부터 10월20일까지 7개월간 금산군에 제품홍보관을 차려놓고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액상차 1만1000여개를 판매해 4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세분화된 업무로 피해자들을 꾀었다.

총책 이씨는 액상차 등 판매분야에서 대부로 불리는 인물로, 평소 알던 사람들을 모아 일반 기업처럼 직책을 부여했다.

홍보강사 선씨는 홍보관에 근무하면서 주로 노인들을 상대로 허위 광고를 일삼았다. 특히 선씨 밑에서 강사역할을 하던 김모(49)씨는 금산지역 인삼조합장이라고 사칭해 제품구입을 망설이는 피해자들을 회유했다. 경찰은 김씨도 구속하려 했지만 검찰에서는 그의 조직 내 비중이 작다고 판단해 불구속했다.

피해자들이 일당의 꼬임에 넘어가게 된 데는 '무료관광'이라는 속임수가 있었다.

일당은 전국의 노인회, 부녀회, 산악회, 노인·마을회관, 시장 등지를 돌며 아산 현대자동차공장, 금산 인삼축제장 등의 장소를 무료관광 시켜준다고 홍보해 노인 및 부녀자만 골라 모집했다.

그러면서 막상 여행을 떠나면 '일정 상 현대자동차 공장은 못 가게 됐으니 다른 곳을 가자'며 자신들의 금산 홍보관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렇게 전 조직원은 모집책, 안내원, 판매사원 등으로 나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일당 중 상당수는 동종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제품은 보통 7만원선이지만, 범행기간동안에는 35만원에 판매됐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