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체육회의 사무처장 선출 방식과 통합 과정에서 양 단체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시체육회와 충남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최근 대한체육회(KOC)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내용 등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양 단체는 내년 3월까지 통합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며, 지방체육회도 내년 9월까지는 통합 작업을 마치고, 업무를 해야 한다.
이와 관련, KOC는 지난달 27일 통합준비위원회(통준위) 구성에 대한 건의서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제출했다. 건의서에는 '통준위' 구성 시 두 단체가 추천한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해 통합 과정에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두 단체의 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신경전이나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많다.
실제 KOC는 문체부에 건의한 건의서에 '자유롭게 조직구조와 운영체계를 결정하고 외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선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올림픽헌장 상의 권리를 언급하고, '문체부 임의가 아닌 양 단체의 규모와 역사성 등 현황을 고려한 준비위를 구성해 달라'는 내용을 담는 등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KOC는 95년 역사를 갖고 있는 반면, 국민생활체육회의 역사는 25년으로 이보다 많이 짧다. 반면, 국민생활체육회는 생활체육 저변 확대로 생활체육회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주도권을 쥐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합이 되더라도 이런 갈등 상황이 이어지며 조직 운영에 적지않은 악영향도 빚어질 수 있다.
지방 시·도 통합체육회 사무처장의 선출방식에 따른 진통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도 사무처장은 국민생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선출하는 반면, 시·도체육회의 사무처장은 당연직 회장인 시장·도지사에게 인사권이 있어 사무처장 등의 인선을 놓고 두 단체 간 갈등의 소지가 많다.
더욱이 시ㆍ도 사무처장의 경우 선거 공신이나 측근 등을 둘 수 있는 자리 중 하나여서 시장이나 도지사가 인사권을 놓으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전시 체육계 한 인사는 “통합은 국민들에게 건강한 삶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발전적 노력이겠지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게 사실”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또 이를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야 갈등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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