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증축 인정은 안하고… 철도시설公, 고소취하 요구 논란

동구 “위법행위 법대로 이행”

<속보>=대전역사 증축 사업추진 과정에서 사전 착공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끝까지 위법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3월 17일자 2면·20일자 4면 보도>

29일 동구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7일 동구의 위반건축물 시정요구에 대해 동구지역 발전을 위해 역사 증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고소취하 및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철도시설공단이 동구에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선상 주차장 사전착공에 대해서는 끝까지 위법행위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시설공단이 동구에 보낸 공문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우선, 위반건축물로 시정요구한 구간(#5, #6번 승강장)은 경부고속철도 대전도심구간 개통(오는 6월 예정)에 대비해 철도운영에 필수인 플랫폼 시설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전역사 증축과 관련, 지난 2009년 4월 협의시 철도선로의 위나 아래를 가로지는 보행시설과 플랫폼은 건축법을 적용받지 않고 건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7일 본보의 보도 직후 철도시설공단 측이 발표한 해명자료와 똑같은 내용이다. 다른 내용이 있다면 '본격적인 역사 증축은 관련법에 따라 실시계획승인을 득한 후 시행할 예정이니, 위반건축물 고소 취하 등 행정처분에 대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는 부분이다.

결국 철도시설공단은 사전착공 등 위법행위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면서, 보도 직후 감사원 감사가 들어오자 대전역사 1일 이용객 4만6000명의 편의를 위해 공단 이미지와 이익에 직결되는 고소와 행정처분만 취소해 달라는 입장인 것이다. 동구 측은 고소와 관련된 법적인 절차는 물론 행정처분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 행정조치는 다 한 상태다. 선착공 증거가 명확함에도 계속해서 플랫폼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추후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제출된 의견이 합당하면 참고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