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내부 검토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선거구 조정 대상은 전국적으로 62곳, 충청권에선 대전 유성 천안, 아산(증설 대상), 부여 홍성, 공주, 보은 옥천 영동(통합대상) 등 모두 5곳이다.
정개특위에선 선관위가 제시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그리고 정의당이 제시한 의원수 증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충청 정치 지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은 영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여야의 힘의 논리에 따라 막판 '빅딜'을 한 만큼, 이번 만큼은 '충청의 힘'으로 표의 등가성 원칙을 찾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거 틀을 바꿀 정개특위에 여야 충청 의원 2명만이 참여, 영호남이 다수를 차지하는 의원들과의 '표결'에서 우위를 점할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전은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 충북은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증평 진천 괴산 음성)이 참여했고, 충남지역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특위에 들어가 못했다. 천안, 아산이 증설 대상이고 부여 청양, 공주가 통합 대상으로 조정 대상이 넓은 충남지역 국회의원이 빠진 게 아이러니하다는 게 충청 정가의 분위기다.
반면 새누리당 영남권은 정개특위 위원장에 경북 포항 출신의 이병석 의원(4선)을 비롯한 5명의 영남권의원을 배치,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이는 여당 몫 10명 중 절반이다.
새정치연합은 야당 간사인 김태년(경기 성남 수정)의원 등 수도권 출신 의원 5명을 특위 위원으로 낙점했다. 특위 구성 때 부터 영호남에 기반을 둔 여야 원내 지도부가 내부 조율을 거친 인선으로 해석된다. 충청 홀대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홀대론 속에서 충청 의원들이 정개특위가 본격 가동되고 있음에도 적극성을 띠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내년 총선 준비 등의 이유로 특위 참여에 미온적이었다는 빈축을 받아온 충청 의원 몇 명에게 정개특위 진행 상황을 물어도 “잘 모른다”는 답에서부터 “지역구 행사 챙기기가 더 바쁘다”며 언급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음달 1일 열리는 첫 회의를 앞두고도 충청 의원들은 정개특위 운영과 관련된 정보 공유 내지 의원 간담회 개최 등 조직적 대응 분위기가 일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는 영호남 의원들이 정개특위 위원들과 전략적 공조를 준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게 한 충청권 의원의 전언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청 의원수를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이를 현실적으로 담을 기구가 출범했는데 정작 지역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 준비에 매몰돼 정개특위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회 안팎에서 영향력이 센 다선 의원들이 정개특위와 여야 지도부에 충청권의 요구사항을 강력하게 어필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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