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하지만 실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이처럼 즐겁고 신기한 이벤트가 가득한 것은 아니다. 일정지점에 서서 대상물에 대한 해설을 해주고 이해를 도와주는 도슨트(Docent)가 있을 뿐이다.
이런 천편일률적인 해설에서 벗어나 국내 연구진이 똑똑한 전시 안내기술을 개발해 냈다. 관람객의 위치를 파악해 전시물 앞에 서게 되면 전시물이 말을 걸고 정보를 실시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의 '앱'을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는 방식이이다.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Bluetooth)와 와이파이(Wifi) 통신을 연동해 실내의 위치정보에 대한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또 영상인식 처리기술을 이용, 화면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과 전시물과 상호 연동하는 아바타 기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전시물과 양방향 소통을 가능케 해, 관람문화가 바꿀 것이라 기대된다.
관람객들이 전시물의 특정위치에 접근하면 푸쉬(Push) 메시지처럼 자동으로 정보를 스마트폰에 보내주기도 하고 게임이나 퀴즈 등 이벤트도 가능하다. 또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청자나 백자의 뒷모습이나 밑바닥 등 보이지 않는 부분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세히 보기가 가능케 된다. 공룡알에 대한 학습 시에도 발견된 장소를 가상현실로 복원해 관람객이 직접 아바타로 변신, 공룡이 살았던 시대로 여행하고 공룡과 대화도 가능하다.
또한 공룡알에 대해 알고 싶으면 화면을 터치하면서 게임을 통해 공룡에 대해 더 자세히 공부할 수도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관람객들이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게 되면 관람할 내용을 대형 화면을 통해 미리 맛보기로 체험도 가능하다. '아바타 가상투어' 라 불리는 이 기술은 미리 예습을 하고 관람할 수 있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시간이 없을 경우 필요한 전시만을 골라서 보는 등 효율적인 관람도 가능하게 만든다.
전시관 관람이 끝난 후에는 전시장내에서 찍지 못했던 사진들을 게임을 통해 내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도 있다. 원하는 사진을 선택해, 내 스마트폰으로 밀어 넣게 되면 자동 저장된다.
현재 이 기술은 대전의 천연기념물센터에 설치되어 시범 운영 중에 있으며 전주한옥마을에도 설치가 완료되어 입구에 들어서면 미리 한옥마을 전체에 대한 가상체험도 할 수 있다.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마을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화면 속에서 내가 아바타가 되어 넓은 마을전체를 미리 구석구석 돌아다녀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은 관리자 입장에서는 전시물을 바꿀 때도 유용하다. 즉 어떤 전시물에 가장 많은 사람이 머물러 관람을 했는지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기술은 향후 전시관은 물론 교육 분야나 실내측위 분야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사이버세계와 현실세계의 만남이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나와 교감되는 세상이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려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ICT가, 관광분야에서 또 어떤 즐거운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가 된다.
정길호·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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