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2.6%대의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24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안심전환대출 전담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꽃샘추위에도 대전시 동구 용전동 신한은행 지점 주변에는 오전 9시 은행 영업 시작 전부터 고객 5명이 은행 개점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위한 고객들이었다.
영업 개시 이후 대출 관련 대기 고객은 10여 명이 넘어섰지만 일반 입출입 업무를 보는 고객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은행 측은 대출상담 창구 인원을 평소보다 증원했지만 안심전환대출 업무를 진행하는 시간이 한 고객당 30분 이상 소요돼 좀처럼 고객이 줄지 않았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야 좀 한산해지는 분위기였다.
직장인 김모(43)씨는 “현재 4%대 변동금리로 2억원대 대출을 갖고 있는데 이를 안심전환대출로 바꿀 수 있을까 하고 찾았다”며 “사람들이 몰린다는 뉴스에 일찍 온다고 왔는데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의 은행들도 오전 내내 상담자가 몰리고 전화문의가 폭주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는 소식에 은행 문을 열기 전부터 지점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은행 곳곳에서 연출됐다. 시중은행 한 직원은 “안심전환대출 발표 이후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 사람들이 몰릴 거라고 예상했다”면서도 “하지만 고객들이 개점 전부터 이렇게 몰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높고, 신규 입주가 적은 지역은 상황이 다소 달랐다. 우리은행 엑스포지점은 개점 직후 5명의 고객 중 2명만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는 등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고객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우리은행에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러 방문한 이모(53)씨는 “낮은 이자를 제공하는 대출이 있다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왔다”며 “대출 한지 1년이 채워지지 않아 자격조건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농협에서 상담받은 주부 임모(48)씨는 “선착순이라는 얘기에 아침 일찍부터 와 상담을 받았는데 기존 대출이 고정금리라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 허탈하다”며 “지금도 대출 금리가 계속 내려가 속이 쓰린데 이런 혜택까지 못 받는다니 어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 16개 은행에서 오후 2시 현재까지 1만7020건의 안심전환대출 승인이 이뤄졌으며, 승인액은 2조1502억원을 넘어섰다.
금융위는 예상보다 수요자가 몰려 2~3일 안에 이달치 배정분 5조원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4월치 배정분 5조원을 추가로 시장에 풀 방침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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